4차 산업혁명 시대, 로봇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주)NT로봇 김경환 고문

2004년 정부의 성장 동력 산업 정책에 힘입어 우후죽순 생겨난 로봇 전문업체들이 결국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 이후로도 15여 년 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자생력을 키워가는 업체가 있어 만나 보았다. 바로 독자적인 로봇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로봇 전문업체 (주)NT로봇(이하 NT로봇)이다. 글로벌 제품을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시대에 더욱 치열해진 국내 로봇 산업 시장에서 NT로봇은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워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과연 어떤 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는지, 제조업계에서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는 NT로봇의 주력 제품과 그 특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로봇은 이제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다”라고 강조하는 NT로봇의 김경환 고문은 일본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에서 연구원 근무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로봇을 연구해온 로봇 베테랑이다. 그는 “예전에는 제조업체에서 로봇을 한 대 도입하려면 2~3년 내 인력 몇 명을 대체할 수 있는지 투자 대비 수익을 따져 본 뒤 선택했다. 그러나 지금은 최저 임금 상승 및 주 52시간 노동 시간 준수 등 선제적인 정부의 시책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으로, 아예 국내 사업을 접든지 아니면 로봇을 도입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할지 고심하는 귀로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즉 로봇이 단순히 요즘 회자되고 있는 4차 산업 혁명 때문에 중요시된 것이라 생각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제조업에서의 생존 전략 무기로 반드시 도입해야 할 필수 요소가 되었다는 의미다. 더욱이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고 빠른 속도로 초저출산, 초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체에서는 전반적으로 로봇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덕분에 이러한 시장의 요구와 활성화에 힘입어 로봇 전문업체들이 최근 다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시장 진입 시기도 한참 뒤쳐져 있고 기술력 또한 많이 부족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NT로봇은 어느 때보다 자신만의 강점이 돋보인다.

NT로봇의 가장 큰 경쟁력은 로봇의 자체 개발과 시스템화가 가능한 기술력이다. 흔히 로봇은 로봇 본체와 제어기, 툴(엔드 이펙터), PC 제어기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로봇의 하드웨어는 어느 업체에서나 손쉽게 구매 가능하다. 하지만 김 고문은 “단순히 로봇을 한 대 들여 놓는다고 바로 작동되지 않는다”며 “로봇 하드웨어는 제조 환경이나 작업자와의 인터페이스를 갖추어야 제대로 작동되기 때문에 반드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이는 제조 환경과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필요하며 노하우 및 기술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중견 기업에서조차 로봇의 유지, 보수 인력이 부족한 이유가 “생각보다 로봇을 제대로 활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제조는 물론 서비스 로봇 또한 그 시장이 커지지 않은 이유가 로봇의 높은 가격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이러한 로봇 시스템 구축 능력이 부족해 응용 기술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NT로봇은 다수의 로봇을 자체 개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제조사들과 오랜 기술 교류를 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로봇의 성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응용 기술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NT로봇은 세계에서 제조업용 로봇의 누적 판매 대수가 가장 많은 일본의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와 단일 공장에 가장 많은 로봇을 가동하면서 로봇 제조를 겸하고 있는 덴소(DENSO) 제품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 덴소 로봇은 소형 작업물을 핸들링하는 6축 수직다관절 로봇과 4축 수평다관절 로봇으로, ORiN2 등의 기반 소프트웨어로 PC 제어가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또 야스카와 로봇은 소형은 물론 대형 6축 수직다관절 로봇을 비롯해 7축 로봇, 양팔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NT로봇은 자체 개발한 고속 병렬링크 로봇과 무인 물류운반 로봇을 주력 제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고속 병렬링크 로봇은 컨베이어에 흘러가는 작업물을 흡착하거나 파지하여 다른 컨베이어에 있는 포장용기로 고속 운반하는 Pick&Place 작업에 최적인 병렬링크 구조의 로봇이다. 식품, 제약품, 화장품, 전기전자, 기계 부품, 재료, 농수산, 의료 산업에서 Pick&Place, 조립, 검사 등에 사용되며 장시간의 고속 작업에 견디는 장점이 있다. 또한 무인 물류운반 로봇은 바닥에 안내선을 설치하지 않고도 자율 주행이 가능한 로봇이다. 사용자가 운반 경로를 간단히 변경할 수 있으며 로봇에 부착된 레이저 스캐너로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운반 경로를 만들며 장애물을 회피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천정에 부착된 랜드마크를 인식하여 로봇이 지나가는 절대적인 위치를 알 수 있다. 흔히 다관절 로봇 하면 떠오르는 정형화된 로봇 팔 모양의 디자인만 생각하기 쉬운데 NT로봇은 이러한 틀에 박힌 디자인을 탈피하고 특정 환경 및 구조에 적합하도록 로봇의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 팩토리와 관련해 많은 문의를 주고 있는 제품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그 중 하나는 비정렬 피킹 로봇 NTVison-BPⓇ로, 박스에 담긴 비정렬 상태의 부품을 3차원 비전으로 인식한 후에 로봇 핸드로 하나씩 픽업하는 지능형 로봇이다. 부품의 CAD 데이터를 미리 입력해두면 PC에서 부품의 인식사전을 자동 생성하는 학습 기능으로 3차원 비전의 성능과 속도가 크게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부품을 파지하는 최적 위치를 여러 개 등록해두면 자동 선택되며 편리한 조작 화면으로 초보자라도 모델 등록이 간단하다.

김 고문은 “최근 제조업체에서 3D 비전을 이용한 피킹 로봇에 관심이 상당히 많다. 종전에는 카메라를 이용한 FA 비전으로 외관 검사를 했는데 이것은 2D 비전이었다. 그러나 빔프로젝터와 카메라로 구성된 3D 비전은 작업물의 높이 정보, 3차원 형상을 읽을 수 있다. 보통 작업물이 정렬되지 않은 채 쌓여 있어도 3D 비전으로 인식한 다음 로봇이 그리퍼로 잡아서 정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논스톱 외관검사 로봇 NTVison-NSⓇ은 로봇 끝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제품의 외관 검사를 고속으로 반복하는 6축 로봇이다. 비전 검사는 육안 검사에 비해 균일한 품질의 고속 검사가 가능하며 카메라를 검사 위치로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검사 위치와 순서를 로봇 티칭으로 쉽게 변경할 수 있다. 논스톱 기능을 이용하여 여러 검사 위치를 무정지 통과하며 조립 오류와 표면 상태 등을 검사할 수 있다. 또한 이력 조회 기능으로 검사 결과를 상세히 알 수 있고 이를 제품 수리 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NT로봇은 2004년 설립된 수많은 로봇 전문 업체 중 드물게 살아남은 업체 중 하나로, 15년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로봇 기술을 개발, 공급하며 제조사들의 든든한 협력사가 되어주고 있다. 김 고문은 “로봇 산업은 고객사들의 요구가 워낙 다양해 자칫 중요한 것을 놓치고 주의가 분산되기 쉽다”고 언급하며 “NT로봇은 파트너사들과 함께 로봇을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과 같은 성장 동력 산업은 국내외로 성공한 사업화 모델이 드물어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로봇 한길을 걷다보니 전문기업 나름의 생존력을 갖추게 되고, 점차 기술과 제품의 선택과 집중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에는 많은 제조업체에서 소량 다품종 생산이 늘다보니 지능적이고 유연한 로봇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라 내다보며 이는 “막대한 투자금을 들여 완전한 자동화를 하기보다는 인텔리전트 플렉서블 오토메이션으로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NT로봇은 2020년까지 스마트 팩토리를 위한 로봇 양산 체계를 갖추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동안 “주문 양산을 해왔는데 이제는 우리가 계획을 짜서 제품을 내놓는 형태로 보다 시장을 리드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로봇 산업계에서 NT로봇은 자체적인 인력 양성을 통해 지속적인 기술력을 쌓아올리고 있다. 기존 유명 브랜드 로봇들이 자리 잡고 있는 레드오션 분야에 머무르기보다 제약, 바이오, 식품 등 새로운 로봇 적용 산업과 및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헬스케어 로봇 제품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