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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우나리야 교수
최적의 김치 저장용기 연구, 항균폴리프로필렌 저장용기 우수성 발표
시중에 판매되는 식품저장 용기는 모양과 크기, 재질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사람들은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선택에 있어 고민을 하는데 그중에서도 용기 재질에 신중을 기한다. 이는 용기표면에 음식이 닿아 우리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품인 김치의 경우 일정기간 용기 안에서 발효작용을 하기 때문에 용기 재질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호서대학교 식품제약공학부 우나리야 교수팀이 김치를 항균 처리된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용기에 보관하면 김치의 품질이 오래 지속되고 비타민C도 많이 보전되며 아삭거림도 오래 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호서대학교 생명보건대학 식품제약공학부 우나리야 교수를 만나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김치 저장용기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호서대학교는 산학협력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대단위 산업단지가 형성되어 있는 천안아산의 지역적 특성으로 많은 기업들과 협력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도 이 지역 항균용기 개발회사에서 용기 효능에 대한 연구 의뢰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연구개발의 아이디어는 항균회사가 제공하고 연구팀은 개발에 관한 비교실험을 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비교실험의 진행과정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A. 먼저 항균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저장용기(APP: Antimicrobial Polypropylene Container)와 보통의 폴리프로필렌 용기(PP: Polypropylene Container), 스테인레스 용기(ST: Stainless Steel Container), 도자기 용기(PC: Pocerine)의 4가지 저장용기를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같은 사이즈의 용기를 만들어서 용기 자체에 항균력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좀 전에 말씀드렸던 4가지 재질의 용기에 미생물 배양 실험을 하여 항균 유지력을 비교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PP용기와 ST용기에 비해 항균효과가 우수하며, PC용기와 비슷한 수준의 항균 유지력을 보임으로써 식품의 안전한 저장은 물론 식품의 항균 용기로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항균력이 있는 용기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김치를 이용한 저장 실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치는 한식진흥원의 한식 레시피 중 배추김치의 레시피를 기준으로 작성된 배합비로 만들어 4가지 종류의 저장용기에 각각 김치 50통씩 동량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한 세트(김치 50통씩 4가지 종류의 저장용기)는 김치냉장고의 저장온도인 1±1℃에 맞추고 또 한 세트는 상온 25℃에 맞춰 저장했습니다. 김치 저장기간은 약 50일간이었으며 5일마다 김치 시료를 채취하여 김치의 물리·화학적 변화를 비교 관찰하였습니다.
Q. APP용기에 첨가한 항균 첨가물의 종류는 무엇입니까?
A. APP용기의 경우 실험 용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출할 때 용기에 첨가 가능한 9종의 천연 자생물질을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천연 자생물질 9종은 어성초와 유근피, 연교, 솔잎, 녹차, 창출, 지구자, 산사, 황련입니다. 저희는 항균력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김치에 앞서 소고기나 딸기를 이용해 저장능력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딸기를 예로 들자면 보름 정도 지났을 때 신선도에 확실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Q. 김치 저장용기 연구 결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A. 이번 실험에서 4가지 종류의 저장용기에 담긴 김치의 산도와 비타민C, 염도, 경도, 환원당 등을 관찰하였습니다.
APP용기에 저장된 김치는 저장 35일 이후에도 pH4.5로 유지하여 김치의 품질을 유지했으며, 저장 40~50일까지 최적 산도 조건으로 판단되는 0.5~0.7%의 범위로 측정되어 나머지 3종류의 저장 용기에 비해 50일차까지 적정 산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장 50일에 APP용기의 비타민C 함량이 17.93mg/100g으로 약 80% 이상의 잔존율을 유지하였습니다. 반면 PP용기는 16.42mg/100g, ST용기는 15.48mg/100g, PC용기는 17.18mg/100g을 나타내며 다른 용기에 저장된 김치에 비해 APP용기에 담긴 김치가 높은 비타민C 함량을 나타냈습니다.
김치의 경도는 아삭함을 좌우하는 지표이기도 한데, APP용기에 저장된 김치는 나머지 용기에 비해 저장 50일차에 약 82%의 경도를 유지하여 김치의 신선함을 지속시켰습니다.
김치에서 염도는 안정된 젓산발효와 함께 바람직하지 못한 미생물에 의한 부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또한 APP용기가 경도와 유사한 경향으로 미생물에 의한 연부현상(배추김치가 물러지는 현상)이 지연되어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Q. 이번 연구기간 중 힘들었던 점이나 보람됐던 사례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A. 저장 용기의 미생물 실험은 보통 24시간 배양을 하고 측정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예를 들어 밤 12시에 측정을 하면 마치는 시간이 새벽 3~4시가 됩니다. 또다시 밤 12시에 측정을 해야 하고 실험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야 합니다. 딸기의 경우는 매일 상태를 체크해야하는데 오늘 체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날 체크할 부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쉴 수 있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함께 연구에 참여했던 이혜순 대학원생의 경우 연구기간 중 대상포진까지 왔습니다. 고생하는 제자를 보는 제 마음이 실험중단을 생각할 정도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실험에 임해줬던 혜순 학생이 정말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기쁜 것은 연구 기간 중 저희 학교를 찾았던 기업에 실력과 성실함을 인정받아 스카웃되어 지금 멋진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한번은 김치를 저장용기에 50일 저장하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일시적인 중단을 하였습니다. 다시 0일부터 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시 동일한 조건과 동일한 양의 김치를 담가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50통씩 4개의 김치통에 담을 김치를 만들려니 엄두가 나지 않던 때에 대학원생들과 연구생들이 밤에 와서 김치를 함께 담가주었습니다. 실험에 사용되는 김치라서 정해진 배합으로 담근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는 학생들이 정말 고마웠고 감동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번 연구에 함께 해준 성신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고성희 교수를 비롯해 이혜순 대학원생과 김치 담그기를 도와준 많은 학생들, 그리고 도자기 재질을 추천해주는 등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같은 학부 교수님들까지 고맙지 않은 분들이 없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A. 우리과 교수들은 급여 일정부분을 모아 어려운 학생을 도와주거나 현장 실습비, 행사비 지원을 합니다. 이러한 교수들의 노력이 학생들이 재학기간 동안 많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쌓는데 조금이마나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과 학생들이 전공분야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창의적이고 융합된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연구 분야에서는 식품개발에 관심이 많은 만큼 항산화와 관련된 고부가가치의 소재개발에 집중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얻어 관련된 많은 기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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