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장(또는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확대되고 있다.스마트 공장 도입을 통한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야말로 기업의 생존전략이다. 미국의 혁신, 일본의 기술, 중국의 가성비 사이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한국 제조업의 현실을 생각하면 말이다. 로봇기술은 스마트 공장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서 기존의 자동화와 공통점도 있지만 서로 다르다. 이번 특집 기사를 다음과 같이 구성한다.

1회: 로봇의 역사와 발전 방향
2회: 로봇기술의 성공적인 도입 사례
3회: 중소기업을 위한 스마트 공장 구축 방안

로봇의 효용

▶ 식품가공 : 근년에는 푸드테크나 푸드 로봇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푸드테크란 식품(Food) 산업에 AI·빅데이터·IoT 등의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피자를 만드는 로봇이 있는데,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4종의 로봇이 피자를 만들어 배달하는 컨셉이다. <그림6> 로봇1과 2가 토마토소스를 뿌리고 소스를 바르면, 직원이 토핑을 얹은 후 로봇3이 오븐에 집어넣는다. 로봇4는 초벌 구이한 피자를 배달 트럭에 싣는다. 트럭 이동 중에 고객위치를 GPS로 확인하여 도착직전에 트럭 안에서 피자를 한 번 더 구워 고객에게 갓 구운 피자를 배달할 수 있다. 한편, 피자레스토랑에는 자율주행 서빙 로봇 ‘페니’가 있다. 페니는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며 최적경로를 따라 음식을 서빙한다. 직원은 준비된 음식을 로봇에 얹어주고 배달할 테이블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로봇은 사람 걷는 속도로 이동하며 22kg까지 배달한다. <그림 6> 피자 굽는 로봇 (a) 사람이 반죽하고, (b) 로봇은 반죽에 소스를 바르고, (c) 사람이 토핑을 얹고, (d) 배달 트럭에는 굽지 않은 피자가 실리고, (e) 배송 트럭에는 원격 조종되는 56개의 오븐이 있는데, 배송지에 도착하기 4분전에 오븐으로 피자를 굽기 시작한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의 접목

최근에는 로봇 기술에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AI기술을 접목한 신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 클라우드 : 일본의 로봇회사 화낙에서는 전 세계 40만대에 달하는 산업용 로봇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사가 공급한 산업용 로봇의 운영 데이터를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수집하고 분석하겠다는 목표다. 화낙의 산업용 로봇에는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로봇의 발열 상태, 운행 주기, 관리자의 활동 등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 시스템에 보낸다. 이를 통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신속하게 부품을 교환하고 정비 일정을 짤 수 있다. 다른 로봇 그룹에서도 '로봇 스마트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클라우드에서 공장에 있는 로봇의 운영 상태를 확인하고 로봇 데이터를 수집, 분석, 시각화하고 저장한다. 공장 생산라인의 원격 제어가 가능하며 고장 진단과 효율 최적화가 가능하다. 로봇 행위 정보와 공장 생산라인 정보를 같이 보여주면서 공장의 업무 제어를 위한 데이터를 지원한다. 로봇이 운영 중 고장이 날 경우 플랫폼에서 실시간 보고를 받을 수 있다.
▶ IoT(사물인터넷) : 스위스 산업용 로봇회사 ABB는 고객들에게 ‘커넥티드 서비스’라는 최적화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공급하고 있다. 고객들이 관리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을 1년 365일 24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수 천 대의 공장 로봇을 인터넷에 연결해 지연시간 감소 등 이미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동안 GM은 클라우드의 외부 서버로 보낸 데이터를 분석해 차량 조립 로봇의 실패를 100회 이상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GM은 네트워크 연결성을 강화함에 따라 조립 라인이 중단되거나 로봇 교체로 인해 작업 지연이 빚어지는 상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GM은 부품을 공장에 보관하지 않고도 인터넷 모니터링을 통해 부품이 손상되었다고 판단하면 부품을 바로 주문할 수 있다.
▶ AI(인공지능) : 최근에는 공공장소에서 다국어로 환승역을 안내하는 로봇이 등장했고<그림 7>, 이미 로봇 바리스타 카페<그림 8>, 우편물이나 음식물 배송 로봇, 로봇 호텔 등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AI 바둑 기사 알파고를 시작으로 AI 의사, AI 화가<그림 9>, AI 정치인 등 고도의 판단력과 감성이 요구되는 분야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이른바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가 미래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고, 특히 초고령 사회와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는 사회문제, 예를 들어, 부족한 일자리나 고령자의 부양 등을 해결하는 데 AI와 로봇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필요한 경우 그들로부터 어떻게 도움을 받을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로봇 분야에서도 AI를 적용한 기술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딥 러닝(심화강화학습)기술을 적용하여 로봇에게 새로운 작업을 가르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와 IoT(사물 인터넷) 기술을 적용하여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부품 더미에서 특정 부품을 집을 수 있는 피킹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에서는 산업용 로봇의 유지보수 차원에서 로봇 관절의 모터 전류로부터 얻어지는 파형을 AI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감속기의 마모에 의한 진동을 모터의 움직임으로 파악해 고장 나기 전에 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와사키중공업의 로봇 시스템은 숙련자가 전용 조작장치로 로봇을 원격 조종하면, 조작 장치에 감각적으로 작업 방법이 기억된다. 여러 차례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AI의 학습 수준이 높아지면서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원격조종 없이 로봇 스스로 작업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시트 조립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시대의 로봇 활용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병원균에 대항할 수 있는 로봇기술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고 있다.
▶ 균을 죽이는 로봇(Germ killing Robot)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균을 죽일 수 있는 로봇, 즉 Germ Killing Robot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파장이 짧은 자외선(UV-C)을 활용하여 균을 죽이는 방법이다. 또 다른 멸균 방안은 과산화수소수와 같은 멸균액을 뿌리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방역작업에 사용되는 방식은 여러 멸균 방안을 수행하는 장치에 바퀴를 달아 작업자가 수동으로 이동시키며 마치 청소기처럼 운용하는 것이다. Germ Killing Robot은 이 같은 구조의 이동성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그림 10> 그러나 로봇이 자율적으로 이동하며 방역 작업을 실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직접 빛이 조사되거나 멸균액이 닿는 부분은 멸균이 가능하지만, 실제 Germ killing Robot이 사용될 대부분의 장소에는 바닥이나 침대 밑, 커튼 뒤 등 사각지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로봇만으로 완벽한 방역 작업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 로봇과 인간과의 협업이 필요한 이유이다.
▶ 균에 저항하는 로봇 (Germ Resistant Robot)
병원균에 대항하는 로봇은 비단 균을 박멸하는 용도의 Germ Killing Robot만이 전부는 아니다. 무균 환경에서 로봇을 운용하는 바이오산업의 경우 균이 생겼을 때 효율적으로 이를 제거할 수 있는 로봇, 즉 Germ Resistant Robot이 중요하다. 가와사키중공업에서는 로봇 본체에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해 우수한 내산성을 확보했는데, 문제는 스테인리스의 재료가 비싸고 가공이 어려워 로봇 단가가 높다는 점이다. 이후 후발주자인 덴소가 스테인리스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하되, 3중 코팅을 적용한 Germ Resistant Robot을 선보였다. 여기에 로봇 외관에 패인 부분이나 볼트 체결부가 없도록 설계함으로써 멸균액이 고이지 않도록 했다. <그림 11>은 균에 저항하는 로봇을 이용하여 항암제 조제 공정을 구현한 사례이다. 전문약사들을 유해 환경으로부터 격리하여 무균 환경에서 항암제를 조제하는 과정을 로봇화하였다.

 

 

끝내며

로봇은 아직 개발 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미완성의 기술이다. 그러나 현재의 로봇기술만으로도 잘 활용하면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크게 올릴 수 있다. “로봇 제조회사는 돈을 못 벌어도 로봇을 잘 활용하는 회사는 큰 돈을 벌 수 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실감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