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년간 상승세를 이끌며 뜨거운 찬사를 받던 플라스틱·고무 산업이 2019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면모를 맞게 되었다. 점차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플라스틱·고무 처리기계의 판매율이 올해는 마이너스 10%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잔뜩 입에 물고 죽음을 맞은 물고기 사진을 연신 내걸며 플라스틱의 재앙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중들 사이에선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경제적으로 복잡한 시점에, ‘과연 플라스틱은 여전히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K 2019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유의미한 자리가 될 것이다.

<취재·글 : 이민정 기자>

세계 최고의 플라스틱 고무 산업 전시회인 K 2019가 오는 10월 16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주최자 메세 뒤셀도르프는 지난 7월 1일부터 7월 3일까지 언론인을 대상으로 K 2019 Preview를 개최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Congress Center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32개국 80여 명의 기자가 참석했고, 플라스틱 전문가들의 라운드 테이블 토크와 주요 전시 기업들의 최신 제품 소개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본지 기자가 초청되어 참가했다.

올해 K 쇼의 뜨거운 현안은 재활용이다. K 2019는 재활용에 대한 대중의 인식 전환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론에 참가한 VDMA 플라스틱 고무기계협회장 울리히 라이펜하우저(Ulrich Reifenhuser)는 “큰 문제다.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는 바로 환경이다. 최근 미디어에서 보도하는 해양 쓰레기 사진을 보았을 것이다. 그 사진은 플라스틱과 포장에 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사진은 우리에게 엄청난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2019년은 이전과 다른 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유럽의 뤼디거 바우네만(Rdiger Baunemann)은 “일상에서 플라스틱이 역할을 못하는 부분은 없다”며 “우리는 지금 세계무역과 환경을 둘러싼 몇 가지 논의로 인해 작은 하락을 목격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항상 산업 발전과 소재에 대해 좋은 평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환경오염에 대한 부정적이고 감정적인 사진은 플라스틱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플라스틱 산업이 대처해야 할 방법 논의, 이것이 K 2019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라이펜하우저는 “재활용 기계야말로 행운”이라며 “요즘은 재활용이 연구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우리는 고객과 언론, 대중에게 우리 모두가 크든 작든 재활용의 해결책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납득시켜야 한다. 기계는 더 빨라지고 제품은 더 얇아질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지만 이 모든 것은 재활용과 순환 경제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재활용을 신경 써야 하고 이 일은 비단 기계 제조업체만 할 일이 아니다. 큰 공동체 생산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크라우스마파이의 CEO 프랭크 스틸러(Frank Stieler)는 “30년 이상 재활용 분야 연구 개발에 관여해온 크라우스마파이는 이번 K 2019에서 좀 더 해당 분야에 전략적인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하며 유럽의 마스터배치, 컴파운드, 재활용된 소재 등을 조달, 판매하는 새로운 B2B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Polymore를 진수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재활용과 순환경제,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주제

플라스틱유럽의 뤼디거 바우네만(Rdiger Baunemann)은 환경오염 문제를 풀기 위해 “이해 관계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하며 “컴파운드 업계, 처리 공정 업계, 재활용 업계까지 모두 네트워크를 이뤄서 더 이상 플라스틱이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이란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Covestro의 CEO, 마커스 스타일만(Markus Steilemann) 또한 “플라스틱은 여전히 우리의 미래다. 지속가능성이야말로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umitomo의 CEO, 제르드 리비그(Gerd Liebig)는 “10% 매출 하락은 낙관적으로 본 것이다. 사출기계 쪽은 더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시장은 회복될 수 있다. 위기는 레만 유형의 위기가 아니라 심리적인 위기”라고 말했다.

소재 분야 기업 역시 재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랑세스의 고성능소재 사업부문장 마이클 조벨(Michael Zobel)은 앞서 제기된, 업계 전체가 협력해야 한다는 방식에 공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플라스틱을 다시 새롭고 양질의 응용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공은 가치 사슬 전체가 함께 움직일 때만 성공할 수 있다. 가치 사슬의 한 요소만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원료 공급 업체, 기계, 브랜드 소유자, 재활용업자 전체 공급 체인이 함께 시작해야 순환경제가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순환경제는 랑세스의 핵심 주제이며 현재 랑세스는 화학 재활용 방식과 다른 재활용 옵션을 검토하기 위해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onvestro의 CEO 마커스 스타일만(Markus Steilemann)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때는 모든 기술적 가능성을 다 소진할 수 있어야 한다. 비교적 새로운 화학 재활용 방법 또한 선택 옵션이 될 것이고 이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플라스틱 및 화학 산업에서 순환 경제를 개발하기 위한 주요 측면은 재활용된 자원으로 탄소 순환을 종결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ovestro는 지속 가능한 디지털 세상을 K 2019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바스프는 화학적 재활용 프로젝트에 대한 개념 증명을 선보였다. 바스프의 고객사인 Sdpack, Storopack, Jaguar Land Rover와 Schneider Electric의 담당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화학적 재활용 작업에 대해 발표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Ultramid B3WG6 Ccycled Black 00564로 첫 전기 SUV인 I-Pace용 플라스틱 프런트 엔드(front-end) 캐리어 프로토 타입을 개발했다. 보호 포장 및 기술 성형 부품의 글로벌 공급업체인 Storopack은 Styropor P를 재활용하여 온도에 민감한 제약 제품을 위한 절연 포장뿐 아니라 신선한 생선 운반용 상자 및 전자 장치용 보호 포장재를 만들었다.

유럽의 필름 포장 생산업체인 Sdpack은 모짜렐라용 특수 밀봉 포장지로 가공한 폴리아미드 필름과 폴리에틸렌 필름을 생산했다. 지금까지 다층 포장은 보통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해왔다. 또 에너지 관리와 자동화의 디지털 전환의 제공자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화학적으로 재활용된 울트라미드로 회로 차단기를 제조했다.

Sdpack의 매니지먼트 파트너인 요하네스 렘맬(Johannes Remmele)은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만든 제품이 공정해야 한다는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보다 좋게,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공정이 필요하다. 앞으로 산업은 이러한 도전에 대처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바스프의 화학적 재활용(ChemCycling)이란 멋진 컨셉을 함께 작업했다. 앞으로 이러한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상당량의 플라스틱이 재활용되고 더 많은 원재료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용은 곧 순환경제의 핵심

약 70년 전부터 플라스틱은 대량 생산품이 되었다. 이후 약 83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었다고 추정한다. 특히 세계 많은 지역의 인구 증가의 결과로, 플라스틱 생산율은 급증했다. 1950년에 생산된 200만 톤의 플라스틱에서 2017년에는 3억 4천 8백만 톤으로 그 수치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 결과 상당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했다. 우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긴급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중심에는 ‘순환경제’의 개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순환경제 개념은 간단하다. 제품 사용 후 귀중한 원자재는 수명이 다했을 때 다시 처리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다시 이 제품의 수명이 다하면 또 원자재는 처리 과정을 거쳐서 다른 제품으로 탄생되는, 무한루프가 된다. 일부 제품은 재사용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광범위한 폴리머 소재는 이러한 접근 방식에 완벽하게 적합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재활용이 순환경제와 맞물려 플라스틱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순환경제를 시행하는 것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많은 전제조건들이 여전히 충족되어야 한다. 우선 쓰레기 수거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용했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충분한 양을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재활용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는 PET병이나 소매업자가 포장수집의 재정비용에 참여하도록 강요하는 모델의 예치금 제도가 있다. 이들은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집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제품 디자인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주요 초점은 제품의 기능성, 그리고 소비재의 경우 외관이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재활용이 초기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발휘되어야 할 중요한 항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활용은 모든 순환 경제의 핵심 요소다. 플라스틱 부품의 생산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수집된 폐플라스틱의 세척, 분리, 파쇄 및 펠릿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관련 기술이 이미 존재하지만 문제는 재생 소재의 품질이다. 실제로 재활용 플라스틱에서 생성된 이차 물질의 순수성을 예측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재활용 소재에 대한 표준 도입도 제기되고 있다. 또 처음부터 플라스틱 폐기물을 깨끗하게 수집하면 품질 좋은 재활용 펠렛으로 쉽게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수집 시스템을 권장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비록 환경과 관련한 나쁜 이미지로 위기에 봉착했지만 여전히 플라스틱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 2017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 4천 8백만 톤으로 2016년 대비 4% 증가했다. 앞으로 건설과 자동차 산업의 발달에 따라 더욱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과 최신 정보를 빠르게 익히고 싶다면 이번 K 2019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K 2019는 우리 업계가 가진 역량을 입증하고 현재 동향을 논의하며 미래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플라스틱과 순환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뜨거운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K 2019는 오는 10월 16일부터 10월 23일까지 개최되며 60개국 3,000명이 넘는 전시업체들이 참가해 고밀도의 신제품과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전시업체 데이터베이스는 www.k-online.com/2410 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