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2019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부분 산업들의 단기적·중장기적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2020년 산업계의 화두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MANAGE RISK)”이 될 것이다. 이에 본지 신년호에서는 현대경제 연구원의 보고서를 통해 산업과 기업이 대내외 어려운 환경으로부터 유발되는 다양한 리스크 요인 관리에 성공하여 성장과 부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자료 제공 : 현대경제연구원 >

2020년 산업경기의 키워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MANAGE RISK)」을 제시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2020년 산업경기의 10대 특징을 나타내는 각 핵심용어의 첫 영문자를 조합한 것이다.

리스크를 관리(MANAGE RISK)해야 하는 2020년 산업경기의 10대 특징

⇢ ① 소재·부품 산업(Material & components industry)의 활성화

2020년 제조업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대한 경제·사회적 관심이 지속되면서 관련 산업과 기업에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국산화율은 70%대 후반에 그쳐 부가가치의 해외유출이 작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데 2014년 한국의 중간재 국산화율은 76.6%인 반면 일본의 국산화율은 84.4%이다. 한국은 2006년 한때 80.1%의 국산화율을 기록하기도 하였으나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졌다가 최근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 제조업 수입중간재 중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수입대상국은 중국과 일본인데 중국산 의존도는 2000년 1.6%에 불과하였으나 2014년 6.4%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산에 대한 의존도는 같은 기간 6.6%에서 4.3%로 완만하게 낮아지는 추세이다. 이외 2014년 기준 제조업의 중간재에 대한 미국 의존도는 1.7%, 독일 1.2%로 나타난다.

중간재 중 소재·부품과 자본재 중 장비까지 포함한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재·부품·장비의 한국의 대 일본 수입액은 2001년 192억 달러에서 2018년 현재 371억 달러로 증가된 상태이며, 소재·부품·장비의 한국의 대 일본 수출액은 같은 기간 64억 달러에서 148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소재·부품·장비의 한국의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001년 △128억 달러에서 2018년 현재 △223억 달러로 확대되고 있다.

2020년은 대일 무역분쟁 이슈가 지속되면서 산업경쟁력의 원천이며 고부가가치의 프로세스 단계인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노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 차원의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소재·부품·장비 개발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며, 최근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지원을 위한 정책들은 산업부 등 11개 부처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발표, 기재부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출범, 과기부의 「소재·부품·장비 기술특별위원회」개최, 중기부의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소재(화학, 금속, 비금속 등), 부품 및 장비 (전지·전자, 일반기계, 특수기계, 정밀기계) 등의 관련 산업 및 기업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② 아시아(Asia) 경제 불확실성과 수출 산업의 하방 리스크

2020년 아시아 경제권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아시아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권역 전체로는 2020년 경제성장률은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IMF의 보고서 (World Economic Outlook, 2019년 10월)에 따르면 2020년 아시아개도국의 경제성장률은 6.0%로 2019년의 5.9%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경제권별로 보면 ASEAN이 2019년 4.8%에서 2020년 4.9%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중국은 같은 기간 6.1%에서 5.8%로 하락, 인도는 6.1%에서 7.0%로 상승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권의 핵심 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최근 경제 상황과 흐름을 볼 때, 예상 밖으로 아시아 권역 전체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분기당 0.2%p씩 빠르게 하락하면서 향후 5%대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도의 경우, 산업 구조적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2018년 1분기 전년 동기대비 8.1%에서 2019년 1분기 5.8%에 이어 2분기에 5.0%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아시아권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2019년 기준 약 60.7%에 달할 정도로 아시아는 우리의 수출 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상을 차지한다. 2019년 1~9월 기준으로,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는 북미 지역이 14.4%, 유럽 지역이 13.0%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대 아시아 수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중국이며, 베트남과 인도에 대한 수출 비중도 적지 않은 편이다. 대 중국 수출/대 아시아 수출 비중은 약 40%, 홍콩까지 포함할 경우 5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아시아 전체 수출에서 15%, 일본 9%, 인도 5%, 대만 5%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아시아권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만약 아시아 성장 경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출 경기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2018년까지 대 아시아 수출증가율은 전체 수출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출 경기의 호조를 견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9년에 들어 총수출증가율은 분기 평균 전년 동기대비 △9.8%인 반면, 대 아시아 수출은 △13.3%로, 전체 수출보다 대 아시아 수출의 침체 폭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 ③ 저성장 직면에 따른 차세대(Next generation) 주력산업의 모색

잠재성장률의 급락 및 주력산업의 위기에 직면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려는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확대될 전망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0년 후 미국과 같아지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한국 경제가 너무 빠르게 저성장 국가로 진입한다는 우려가 확산 중이다. 생산요소 측면에서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5%로 10년 전의 3.9%에서 1.4%p나 급락하였는데, 이는 주로 투자(자본축적)의 부진에서 기인된다. 향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0년 내 1%대 잠재성장률로 추락이 우려가 되는데, 이는 노동력 투입(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미국 간 잠재성장률은 현재(2016~20년) 0.7%p의 격차에서 2026~30년에는 격차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주력산업의 성장 약화가 저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의 출현을 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기존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 약화 속에서 일부 새로운 수출성장산업이 부상된다. 그러한 산업 중에서 농수산식품, 생활소비재, 콘텐츠,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의 가능성이 높은 분야 중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은 관련 기술 수준이 높고, 인력과 투자 결합이 빠르게 확대 중이다.

2차 전지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품목으로, 비록 아직은 세계시장 선도국인 일본의 기술력을 넘지 못하고 있으나 추격이 가능한 분야로 평가된다. 콘텐츠와 생활소비재 산업은 한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품목으로 현재 아시아권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주변 국가들의 환경 문제가 이슈가 되고 먹거리의 안전성이 부각되면서 한국산 농수산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맞물려 고성장이 가능한 분야로 판단된다.

최근 정부는 단기적인 수출경기의 침체 극복 및 중장기 성장동력의 확보를 위해 새로운 수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산업부는 수출 총력 지원체계를 발표하고 6대 신(新)수출성장동력(바이오·헬스, 2차 전지, 문화·콘텐츠, 한류·생활소비재, 농수산 식품, 플랜트·해외 건설)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 ④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의 산업화 노력 증대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분야의 빠른 기술 발전이 시장의 형성으로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응용시장의 구체화가 진행되면서 인공지능 분야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 소개된 신기술 중 가장 빠르게 진보하면서 상업화가 가능한 영역으로 인공지능이 대두되면서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민간 자본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파급되는 세계 부가가치 규모는 2019년 약 1.9조 달러에서 2022년 3.9조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인공지능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관련 전문인력의 절대적 부족 현상에 대응하여 정부, 기업, 교육계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소트프웨어 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 두뇌지수 500에 한국은 7명밖에 포함되지 못할 정도로 주요국에 비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3개 대학에 인공지능(AI) 특화 대학원을 개설하는 등 연구인력 육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민간에서도 외국 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해외거점연구센터 설립 등의 적극적 노력을 경주 중이다.

⇢ ⑤ GVC(Global value chain)의 약화와 중간재 산업의 부침

세계 경제의 저성장 속 교역탄성치의 하락이 전망되어 중간재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 산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9년보다 증가하면서 교역증가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IMF의 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 2019년 10월)에 따르면 2020년 세계경제성장률은 3.4%로 2019년의 3.0%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역증가율도 2019년 1.1%에서 2020년에는 3.2%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교역탄성치는 여전히 1p 미만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중간재 교역은 크게 활성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역탄성치란 교역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것으로 산출(부가가치+중간재)과 부가가치 성장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교역탄성치가 높았던 시기인 2000년대 초중반은 이 값이 평균 1.6p를 기록하였으나 유럽재정위기 이후 0.9포인트로 하락하였다. 교역탄성치 하락의 주된 원인은 세계경제의 저성장, 중국의 국산화율 상승,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에 따른 중간재 교역의 위축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수출은 중간재 비중이 높은 편으로 2010년 이후 중간재 수출 비중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한국의 총수출에서 중간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9.2%에서 2019년에는 70.8%로 증가되었다.

글로벌 교역탄성치와 한국의 중간재수출증가율의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2020년 교역탄성치의 상승은 우리 수출 경기에 긍정적 요인이나, 그 수준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중간재 수출의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글로벌 교역탄성치는 2018년 1.0포인트에서 2019년 0.4포인트로 하락하였으며, 2020년에는 0.9포인트로 상승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중간재수출증가율은 2018년 13.8%에서 2019년 △10.9%의 침체를 거쳐 2020년에는 5% 내외로 소폭 회복될 전망이다.

⇢ ⑥ 정부 재정확대와 환경 산업(Environmental industry)의 도약

2020년 정부의 환경 분야 예산이 급증하면서 환경산업의 성장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제 전반의 저성장 및 전방산업의 활력 약화, 국내 환경 규제 완화 움직임 등은 환경산업의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판단된다.

최근 10년 동안의 환경산업 성장과 경기 변동의 동인은 경제 상황 및 정부재정지출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1~15년의 기간 동안 환경서비스 생산지수증가율은 경제성장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015~18년의 경우 환경서비스 생산지수증가율이 정부의 환경 분야 재정지출 증가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2019년은 정부의 환경 분야 재정지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서비스 생산지수증가율이 크게 진작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경제 상황 악화(경제성장률 급락)에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2020년 예산안에서 환경 분야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환경산업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정부 예산안을 보면 12대 분야 중 환경 분야 재정지출이 가장 높은 증가세(전년대비 19.3%)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정부 예산안 기준 환경 분야 예산 규모는 8.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동시에 2020년 환경산업의 하방 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에 환경산업 경기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2020년 환경산업의 상방 리스크로는 정부 환경 분야 재정지출의 빠른 증가,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증대, 「IMO 2020」 등과 같은 국제환경 규제 강화 등이 있다. 하방 리스크로는 저성장에 따른 경제 전반의 활력 약화, 주력 수출 산업 부진에 따른 민간의 환경 지출 위축 우려, 제조업 부흥 및 소·부·장 경쟁력 강화 필요성에 따른 업계의 환경 규제 완화 요구 확대 등이 있다.

⇢ ⑦ 산업 구조조정(Restructuring) 압력 지속

기업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제조업과 건설업의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에 들어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전산업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년 2분기 전산업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5.22%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2018년 2분기의 7.71%보다 2.49%p나 급락하였다. 한편,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2분기 9.52%에서 2019년 2분기 5.51%로 급락하였으며, 비제조업도 같은 기간 5.03%에서 4.83%로 하락하였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2018년 이후 불황 강도가 극명해지면서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경영난이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 주력 제조업의 생산이 위축되고 재고가 쌓이는 불황 국면을 경험 중이다. 2018년 이후 최근까지의 제조업의 상황을 보면, 출하가 분기 평균 0.7%의 감소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재고는 7.1%의 증가율 보이면서 판매는 부진하고 재고가 쌓이는 전형적인 불황 국면의 모습을 시현하고 있다.

2020년은 상당수 주력 제조업들이 경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산업의 경우 그동안의 실적 악화가 누적되어 산업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IT, 기계, 조선 등의 산업은 강하지는 않으나 그동안의 침체를 벗어나 회복 국면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자동차, 유화, 철강, 건설 등의 산업은 2020년에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황, 환경규제 강화, 국내 민간소비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철강과 유화는 주된 수요처인 중국 시장의 부진, 중국산 제품의 공세, 국내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건설업의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불황 국면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건설업은 정부의 SOC 예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건축 부문의 과잉공급 문제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예상되는 국내외 거시적 경제 상황과 각 업종의 시장 수요 변화의 추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일부 자동차 기업과 건설업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된다. 자동차 산업 내에서는 메이저 완성차 기업보다는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마이너 완성차 기업 및 부품 생산 기업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건설업에서는 건축 사업 분야의 비중이 큰 기업이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 ⑧ 사회수요 증가에 따른 인프라 산업(Infra industry)의 기회 확대

건설업의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에서도 정부의 SOC 예산 확대와 구조물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증가로 인프라 산업의 기회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년 예산안을 기준으로 SOC 예산은 2019년 19.8조 원에서 22.3조 원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SOC 예산은 이전 정부의 20조 원대에서 현 정부 들어 19조 원대로 크게 하락하였으나, 2020년 예산이 22.3조 원으로 전년대비 12.9% 급증하였다. 지방균형발전과 국가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SOC 투자가 확대되는 경향이다.

중장기적으로도 국내 인프라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보여 SOC에 대한 투자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준공 후 30년 이상 SOC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0.3%에서 2021년에는 15.5%로, 2036년에는 61.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한 유지·보수 투자 규모도 증가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 인프라를 완전 대체하여 새롭게 구축해야 될 인프라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 ⑨ 학령인구(School age) 쇼크에 따른 교육산업의 위기

이미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가장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교육서비스업의 한계점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은 학령인구 800만 명이 붕괴되는 시점이면서 최근 수년 내 가장 감소 폭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학령인구는 2000년 1,138만 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0년에 1,000만 명을 하회하고 2015년에 900만 명 선 그리고 2020년에 800만 명 선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학령 인구는 782만 명으로 2019년의 805만 명에서 23만 명이 감소하는데,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도 학령인구의 감소로 교육서비스업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장기적으로도 이러한 산업의 저성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된다. 2010년을 기점으로 교육서비스업 생산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이나 서비스산업생산 증가율을 하회하는 저성장 장기 침체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서비스업생산증가율은 각각 3.2% 및 3.3%이었으나, 교육서비스업 생산증가율은 1.6%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 산업의 저성장의 주된 요인은 시장의 수요자인 학령인구가 급감하기 때문이며,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사회트렌드로 고착화되었기 때문에 산업의 중장기 전망도 비관적으로 평가된다.

⇢ ⑩ 한류(Korean wave) 확산과 한류 산업의 성장

한류(Hallyu, Korean wave)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산업 성장의 기회가 기존 영상·음향 콘텐츠에서 관광 및 소비재로 확대되며 한류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한류가 확산 중이나, 최근 한국의 대중문화, 전통문화 등 한국의 사회·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드라마 수출을 시작으로 최근 BTS로 대변되는 K-POP 유행, 또한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한국의 문화는 물론 생활양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소비하고자 하는 글로벌 수요가 확산 중이다.

최근 한류의 빠른 확산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관광산업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2019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1,400만 명 내외수준이 예상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 직전 최고치인 2016년의 1,393만 명 수준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에도 최근과 같은 증가 추세라면 1,500만 명 선 달성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된다.

한편,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지면서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세계시장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9년에 들어 전체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하는 반면, 소비재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류와 관련된 화장품 등의 뷰티제품, 식음료 제품, 의류·패션 제품 등에 대한 세계시장의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에도 한류의 유행에 따른 관광 및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련 산업의 성장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사점 ⇢ 그리고 붙잡을 기회! 10가지 대응방안

2020년 글로벌 및 한국 경제의 상황은 2019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부분 산업들의 단기적·중장기적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2020년 산업계의 화두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MANAGE RISK)” 이며,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 여부가 산업과 기업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에 제시되는 10가지 사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소재·부품·장비 육성 정책의 지속성 및 실효성을 확보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은 관련 기초연구의 활성화 및 학제 간 교류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달려 있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학과에 대한 연구 자금 지원, 체계적인 인력 양성 노력 등을 통한 연구 활성화가 시급하다. 또한, 학제 간 활발한 교류 및 공동 연구를 통해 사물인터넷 등의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융합기술을 적용하여 차세대 소재·부품·장비 개발을 도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시아 경제권의 단기 불확실성과 중장기 성장잠재력에 대응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시장인 아시아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권역 내 개별국 경제 상황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아시아 블록 경기를 선도하는 중국 및 인도의 최근 경제 상황 악화가 단기적 경기 변동인지 중장기 불황의 시작인지를 판단하고 그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아시아 내 우리의 중요한 수출 시장으로 부상 중인 ASEAN(아세안) 경제가 중국 및 인도 경제에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지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차세대 성장 동력의 시급한 확보 및 시장지향형 동력 분야 육성 병행

하이테크형 동력 분야들은 기술개발 단계, 산업화 단계, 시장 경쟁력 확보 단계 등 다양한 위치를 가지기 때문에 각 분야별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기술개발 단계에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기반 기술의 확보가 핵심이기 때문에, 편익이나 시장성보다는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시장지향형 동력 분야, 즉 기술 기반이 아니라 디자인 등의 비가격·비기술 경쟁력을 통해 소비시장의 유행을 선도할 수 있는 성장동력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의 세일즈 외교 확대, 기업 연합체의 해외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인공지능(AI)의 기술 발전 및 시장 고성장에 대응하여 전문인력 육성 및 민간자본 유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인공지능(AI)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한국 AI 분야의 가장 큰 문제인 부족한 전문인력 확충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학 내 인력 양성에 있어서 주변 분야가 아닌 AI에 특화된 유능한 교원 공급과 글로벌 추세에 맞는 커리큘럼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AI 분야는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된 기술 중 비교적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공공 부문의 역할이 기술개발보다는 민간의 투자 유도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순수한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 사업보다 산학연 협력 연구중심의 투자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다섯째,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글로벌 분업구조 약화에 대응

글로벌 분업구조의 약화는 중간재 중심의 우리 주력산업에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수출구조가 가지는 한계성을 인식하고, 기술 및 부가가치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산업정책의 방향성을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부정적 파급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특정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동아시아 지역에 편중된 수출구조가 유발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아시아 이외 신흥시장(중앙아시아, 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등)에 대한 수출 다변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환경 산업의 도약을 위한 환경 산업 고유의 생태계 마련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대로 환경 분야에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어, 환경 시장의 중심이 공적 영역에서 민간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정부도 환경 문제를 규제 측면보다는 산업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시장과 기업이 중심이 되는 산업화 단계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시장의 규모를 확보하여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업의 생산비를 하락시킬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은 내수 시장에서 과당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보다는, 산업 내 기술경쟁력이 있는 선도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도 정부연구개발사업에 있어서 환경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적 비중을 높여 국내 환경 기업들의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

일곱째, 주력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경쟁력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 시스템구축

과거와 달리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신흥공업국의 부상 등으로 제한된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상시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추어 경제 내 자원(자본, 노동력)은 비효율적인 부문에서 효율적인 부문으로 빠르게 이동되어야 하나, 국내 기업 문화와 금융·자본 시장의 경직성으로 산업 구조조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확대와 구조조정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요구된다. 기활법이나 기촉법 등 현 구조조정 관련 제도의 대상 기업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금융·자본 시장 내 민간의 영역에서 구조조정이 주도되고 산업 합리화가 원활하고 신속하게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여덟째, 시장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인프라 산업의 고도화 필요

한국 경제가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을 통한 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인프라 개발이 중요하다. 국내 교통 인프라는 물론 유틸리티(상하수도, 전력, 증기) 인프라의 노후화 정도가 심하여 국민들의 생활상 안전 이슈가 항상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안전과 환경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 국내 인프라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노후화 SOC 및 유틸리티 시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대체 수요를 파악해야 할 것이며, 미래사회의 변화상에 맞추어 새로운 개념의 인프라(IoT 이용과 관련된 유무선 통신망, 스마트 시티 확산으로 인한 관련 첨단 인프라 등) 투자 수요를 예측해야 할 것이다.

아홉째, 시장수요 침체의 누적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시장 공급자의 합리적이고 원활한 구조조정

학생 수 부족으로 공교육기관 및 대학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 시장 내 수요자, 공급자, 정책 당국 모두가 지혜를 모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경제·사회적 파장이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지방의 경우 대학구조조정이 가져오는 부작용이 지역 경제의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교육 당국은 물론 지자체도 구조조정이 합리적이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 당국은 고용창출력이 높은 학원 등의 사교육 산업에 대해서도 산업 내 구조조정이 가져올 파장을 경계하고, 사교육 산업의 새로운 수요처와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열번째, 문화 트렌드인 한류가 산업 트렌드로 발전하고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한류 재화 및 서비스 개발 노력과 해외 마케팅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민·관의 한류 소비재에 연구개발투자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며, 해외시장에서의 소비재 수요 트렌드에 부합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개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내 우수 관광 자원의 발굴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며, 문화관광부, 지자체, 콘텐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에 관광자원이 홍보될 수 있는 기회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한류 소비재의 보다 큰 경제적 효과를 위해서 민·관의 공동 해외 마케팅 노력이 요구되며, 나아가 한류가 외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투자 전략에 한류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