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대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예로부터 산나물과 튀김으로 이용하고 있고 뿌리는 약용이 될 만큼 인삼같이 강정효과가 커서 무침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옛 기록에 의하면 백가지 독을 푸는 건 잔대밖에 없다고 할 만큼 뱀, 농약, 중금속, 화학약품 등의 독을 해독하는 탁월함과 복통, 종기와 간암에 효과적이다.
음력으로 벌써 9월에 접어드니 아침저녁 기온이 떨어지고 강의가 많은 요즘은 밤이 되면 목이 칼칼하여 다음날 아침이면 맑지 못한 목소리로 학생들을 대하려니 내 건강관리도 제대로 못한다 싶었는데,
더덕과 배를 넣어 직접 달였다며 건강챙기시라고 전해주던 제자의 약즙을 마시면서 어찌나 감사한 생각이 들던지..
최근에는 바빠진 일정을 메우느라 그 좋아하던 산책도 게을리 하고 약초꾼들 쫓아 다니며 배낭하나 매고 사진 찍고 약초 공부하러 다니던 여유마저 사라져,
한편 뭐가 우선이지 씁쓸할 때도 있지만 내 입과 마음을 통해 약선요리를 배우러 멀리서 마다하지 않고 배움의 열정으로 수강하러 오는 학생들을 보고 “청출어람(靑出於藍)”을 떠올린다.
간혹 강의시간이 지나서야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면서 우슬 잎을 따 왔다며 “교수님 이거 맞죠, 맞죠. 지난주에 배운 약초요.”하는 아줌마 학생도 필자에게는 모두 예뻐 보이는 건실한 제자들이다.
이렇게 음식을 통해 서로의 가치를 인식하고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공유하며 하하, 호호 즐겁게 입 운동을 하는 그네들을 지켜보면서, 건강을 잃었던 나에게 건강을 허락하신 이유는 바로 그들 때문에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명감은 더해진다.
자연산 잔대의 매력
안다는 것은 대단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또 다른 동기부여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는데 약초를 공부하면서, 그 약초들이 갖는 성미를 테스트해보고 어떤 음식으로 재탄생시킬 것인가 하는 맛의 결과물은 필자가 떨 칠 수 없는 대단한 호기심의 발동요인으로 작용한다.
어떤 이들은 책에 다 기록되어 있는데 뭣 하러 그걸 테스트 하냐고 외우면 될 것을? 이라고 하지만 아파서 먹어야 하는 쓰디쓴 약이 아니라 미각을 자극시키는 맛있는 음식인 훌륭한 소재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직접 해보고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매력을 몰라 다양한 조리법을 구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몇 해 전 필자는 역사 속에서 우리 조상들이 먹어오던 약초에 대해 책을 읽다가 잔대에 대한 기록을 보고 눈이 번뜩하면서 이미 삼국시대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호기심이 무지하게 발동하여 자연산 잔대를 구하려고 때를 기다리고 있던 차에 지인으로 계시는 약초꾼에게 캐달라고 부탁하며 얼마나 기다렸던지 모른다.
그런데 받아보는 순간 너무도 실망하여 모양은 더덕이나 다를 게 없고 비슷한 것을 왜 이름을 달리하여 애를 타게 만들고, 또 가격은 왜 그리도 비싼지 괜히 부탁했다 싶어 스스로 후회를 하면서 내 팽겨쳐뒀었다.
그러다 하루는 돈 주고 산 게 아까워서 비빔밥에 한 번 활용을 해 볼 까 하고 껍질을 까고 가늘게 채를 쳐서 나물처럼 볶았더니 더덕보다는 쌉싸래한 맛이 덜하고 달면서 향긋함은 너무 의외의 맛이라 필자를 반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잔대의 효능
잔대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예로부터 산나물과 튀김으로 이용하고 있고 뿌리는 약용이 될 만큼 인삼같이 강정효과가 커서 무침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옛 기록에 의하면 백가지 독을 푸는 건 잔대밖에 없다고 할 만큼 뱀, 농약, 중금속, 화학약품 등의 독을 해독하는 탁월함과 복통, 종기와 간암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로 얼마 전 농업진흥청에서는 인삼특작부에서 잔대와 인삼 잎 등을 이용한 7종의 샐러드를 개발해 관심을 끈 바도 있었다.
잔대와 홍합
잔대와 마찬가지로 단맛을 가지고 있는 홍합은 고대의학서적인 ‘본초강목’과 ‘방약합편’에 기록되기도 한 해산물로서 철분 함유율이 굴의 두 배이고, 전복의 세 배로 특히 여성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셀레늄과 요오드 같은 풍부한 미네랄 성분이 피부를 매끄럽고 윤기 있게 가꿔주고,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프로비타민 D의 함량도 높아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홍합은 물로 끓이면 베타인이나 핵산, 호박산 등이 국물에 우러나와 시원한 맛을 줄 뿐만 아니라 간의 해독작용을 하는 타우린 성분 때문에 숙취 해소와 알코올로 인한 간 질환에도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서는 ‘홍합을 오장의 기운을 보호해 주고,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성기능 장애를 치료한다. 몸이 허해 마르거나 해산 후에 피가 뭉쳐 배가 아플 때 이용하면 아주 좋다’라고 기록되어 있듯이 잔대와 홍합은 현대인들의 지친 간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좋은 상생의 식품이라 하겠다.
잔대 홍합 스파게티
재료
잔대 20g, 편마늘 3개, 청경채/스파게티면 100g, 홍합 200g, 들깨가루 2큰술, 완두콩 50g, 청·홍피망 1개, 된장 3큰술, 올리브오일/소금 약간씩
치선법(治膳法)
1. 잔대와 홍합을 함께 물 1000cc를 부어 약 20분간 끊인 후 된장을 풀고 들깨가루를 넣어 부족한 맛은 소금으로 간을 하여 스파게티 된장소스를 만든다.
2. 스파게티면을 삶아 물기를 제거한 뒤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편마늘을 넣어 볶고 면을 넣어 같이 볶아둔다.
3. 청정채는 아삭하게 데쳐 물기를 제거하고 올리브오일을 두른 고열의 팬에서 살짝 볶는다.
4. 청·홍피망은 네모썰기를 한다.
5. 그릇에 2를 담고 3과 4를 얹어 보기좋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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