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 · 폭식 삼가고 식사는 즐겁게"
위는 우리 몸의 장기 중 가장 예민한 장기로 알려져 있다. 기분이 좋을 때면 파란색을 띠고 그렇지 않을 때는 붉은 빛을 띨 정도로 위는 우리의 기분상태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위(胃)와 관련된 질환은 모두 15가지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이를 크게 나누면 기력과 체질 등 기질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과 기능상의 문제에서 생기게 되는 질환들로 대별된다.
쉽게 얘기해서 위암이나 위궤양, 위염 등은 기질적인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것들이고, 소화불량과 관계가 깊은 위무력증 등은 바로 기능질환으로 생기는 대표적 증상들이다.
그런데 위염, 소화성 궤양, 위암 등 기질적인 것이 전체 위 질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위장병이라고 말할 때에는 대부분 이런 기질적 질환을 얘기하는 셈이다.
잘 알려진대로 위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이런 경향은 위궤양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전체 소화성궤양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위궤양이기 때문이다.
 발생원인 제거하면 쉽게 치유된다
위염은 흔히 잘 알고 있는 질환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정의를 내리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보통 사람들은 막연히 배가 거북하고 아프면서 트림, 신물이 올라올 때를 위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내시경검사나 조직검사를 해 보면 다른 병이란 진단이 나올 수도 있다.
일단 위염은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위염과 서서히 진행되어 발병하는 만성위염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위염은 진통제, 술, 부식제, 항생제 등 우리 신체 밖에서 들어온 음식물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일단 원인이 되는 물질을 끊으면 그 증상은 며칠 안에 가라 앉는다.
그러나 만성위염은 표재성위염, 위축성위염, 미란성위염 등 증세에 따라 다시 나뉜다.
표재성위염은 위점막 상피가 부어오르고 염증 세포가 서서히 퍼져 그 상태가 심해지면서 위점막의 일부가 상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위액을 분비하는 위선의 변화는 거의 없는 비교적 상태가 가벼운 정도의 위염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표재성위염이 지속되면 위축성위염으로 발전한다. 위축성위염은 위선이 없어지기 때문에 소화액의 분비가 감소되며 정상적인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 흔히 갖게 되는 일종의 노화현상이기도 하다.
“위축성위염이 생긴 위(胃)에는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이라고 불리는 비정상 세포의 집단이 생기는 수가 많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장상피화생이 있는 위에서는 위암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전문의는 이 장상피화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위암 환자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암의 높은 위험군으로 분류될 수 있는만큼 1년에 1번씩은 위암검사를 받으라고 권한다.
비후성위염은 말 그대로 위선이 부어오르는 만성위염으로 혈중에 위산분비 호르몬인 가스트린이 증가하여 생기는 희귀한 위염이다.
위점막의 껍질이 벗겨지는 미란성위염은 특수형의 만성위염으로 통상 다발성으로 생기는데, 치료를 하게 되면 대개 3개월 정도면 불편한 것이 가셔지는 것이 보통이다.
“만성위염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위점막에 여러 종류의 자극이 가해지거나 점막 방어인자의 장애에 의해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특히 상피의 결손과 위축성위염 등이 장기간 혼재되면 발병이 쉽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성위염은 흔히 짜고 매운 음식, 술, 약물,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에 크게 지배받는다고 설명한다. 또 표재성위염이 위축성위염으로 발전, 만성위염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공복이나 취침 전에는 진통제 등 약물은 금물
“위염은 대부분 발생 원인을 제거하면 쉽게 치유되지만 그 이후에도 재발이 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드물기는 하지만 출혈 등을 동반하는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는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요.”
최근 들어 위에서 발견되는 헬리코박터라는 균이 위염과 궤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전한다. 본래 위 속에는 강한 염산이 있어 그 어떤 세균도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 괴상한 세균은 자기 주위에 암모니아로 구성된 보호벽을 만들어 위 속에서 장기간 살아남아 위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위염의 각 원인에 대한 예방법을 살펴보면 첫째, 음주와 관계된 위염일 경우 술을 아예 끊거나 거의 마시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약제에 의한 위염을 주위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특히 여성들이 자주 복용하는 아스피린이나 진통제, 철분제제 등이 위염을 일으키는 주범들이다.
따라서 되도록 진통제 등의 복용을 삼가고 꼭 먹어야 할 경우에는 속이 비었을 때, 잠들기 전은 피해야 하며, 가급적 식후에 많은 물과 함께 복용해야 위장장애나 위염을 피할 수 있다.
특히 철분제제는 식사와 함께 복용하여 위장관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약제를 장기간 복용할 때에는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약을 조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잘 알려진대로 스트레스도 위염을 유발하므로 적당히 생활의 리듬과 여유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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