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은 체질과 증상의 감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북방계의 강인한 체질의 사람들은 땀구멍이 치밀한 편이고 남방계의 무른 사람들은 땀구멍이 성긴 편이다. 땀이 안 나서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증상을 자한증(自汗證)이라 하고, 움직이지 않고 잠을 자는 데도 나는 땀을 도둑 땀이라 하여 도한증(盜汗證)이라고 부른다.

여름철에는 땀을 적당하게 흘려줘야 몸에 생긴 노폐물들이 나가게 된다. 그렇게 못하면 가을에 기침으로 고생하게 된다.

겨울에는 철저하게 땀을 흘리지 않으면서 기운을 저장해야 한다. 그래야 봄에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된다. 땀에 관한 병도 다양한 편이다.

앞에서 말한 자한증과 도한증 외에도 머리에만 나는 땀도 있고, 손에만 나는 땀도 있고, 허리 아래쪽으로만 나는 땀도 있다. 어린이들은 생기의 순환이 빠른 편이고 먹는 것 중에 수분이 많아서 어른보다 땀이 많은 편이다.

체격 좋고 성질 급한 사람 중에는 몸에 이상은 없어도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평소에 거의 땀을 흘리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져 땀 좀 흘려 봤으면 하고 소원하는 경우도 있다.

우주 천지간의 활동으로 수분이 증발되어 올라가서 구름이 되고 또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은 우주의 생기가 활동을 하는 것이고, 내 기운이 활동을 함으로써 인체에 땀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땀은 내 몸의 기운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너무 많이 흘리는 경우도 너무 안 흘리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땀이란 내 기운이 생명활동을 한 결과로서 나는 것이니 죽은 조직이 아닌 다음에는 다 생명활동이 영위되어서 땀이 나는 것이다. 전신의 모든 조직에서 다 김이 나오게 되고, 만약에 비정상적으로 김이 나오면 그 나오는 부위에 병이 되는 것이다.

즉, 그 부위의 구멍이 습열로 막히게 되면 병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골수에 그 후덥지근한 기운이 어리게 되면 골수염이 될 것이고, 골막에 그렇게 되면 골막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각 조직에서 나오는 김은 종류는 조금씩 다를 것이다. 조직마다 자료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몸이 무겁고 나른 할 때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리면 몸이 가볍고 상쾌해 지는 것은 생리적인 땀이고, 긴장을 하거나 초조하면 손에 진땀이 나는 것은 병리적인 땀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이 활동을 하면 땀으로 나가는 것도 있고, 정미로운 영양을 만들기도 하고, 소변으로 나가는 것도 있다. 땀은 생기 활동의 결과 애쓰다 지칠 때 나타나는 것이다.

가령 삽질을 할 때 처음에는 땀이 없다가 얼마간 계속하면 내 생기가 차츰 지치면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솥에 불을 세게 넣고 있을 때는 뚜껑을 열면 김만 물씬 나지만, 뜸들이기 위해 불을 약하게 하고 뚜껑을 열면 물이 주르륵 흐른다. 즉, 열이 식어 질 때 땀이 나는 것이다.

땀이 다른 곳에서는 안 나는데 특정한 부위에만 나는 경우는 천지지간에 비가 오더라도 온 천지에 다 오는 게 아니라 오는 곳은 오고 안 오는 곳은 안 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유는 그 부위의 조직이 막혀서 습열이 훈증하여 그런 것이다. 그러므로 그 부위의 기운을 활동시키면서 습열을 보면 될 것이다. 요즘 초조불안 증으로 손발에 땀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기를 다스리는 약재를 써줘야 한다.

큰 병은 없는 데 밥이나 음식을 먹으면 땀이 줄줄 나는 사람들이 있다. 깔끔해 보이는 사람이 식사 도중에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지저분해 보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평소에 기운이 상중하로 잘 안돌기 때문이다. 상중하로 소통이 안 되고 있는 데 음식을 먹으면 기도와 식도가 다소 막히게 된다. 그러니 밑에서 열이 떠올라오게 된다.

음식은 내려가야 하는데 막히고, 그 것 때문에 자기가 신경을 더 쓰게 되고 그러면 중초가 활동이 잘 안되고 내려가는 기운이 막히게 된다.

상중하가 잘 통하게 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성질이 빠르고 폭한 편이다. 남한테 지기 싫어한다. 그런 사람들은 기운이 자주 위로 뜨고 중초에 습기가 있다.

위로 뜨는데 음식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식도가 막히게 된다. 막힌 기운과 성질하고 합해서 염증이 뜬다. 그래가지고 김이 쏠리니 땀이 나는 것이다.  식도가 음식에 눌리는 정도에도 신경이 약해서 영향을 받아 땀이 나는 것이므로 신경과 위장을 살펴서 치료해야 한다.

신경을 안정 시켜 주는 연자육 복신 백자인을 군약으로 하고 기혈을 도와주는 황기 인삼 당귀 천궁을 사용하고, 중초의 습기를 치료하기 위해서 백출과 진피를 넣는다. 땀을 거두기 위해서 산수유와 계지를 더해서 화제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