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사용되는 크리스마스트리는 원래 가문비나무를 많이 썼었는데 단점은 너무 컸다. 이를 개량하기 위하여 1917년 미국의 식물학자 어니스트 윌슨은 제주도 한라산에서 구상나무를 채취하여 미국으로 가져가 현재의 크리스마스트리로 종자가 개량되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미국의 식물채집가 엘린 마더는 서울 북한산에서 털개회나무 종자를 채취해 개량한다. 이는 수수꽃다리라고도 부르는데 미스김라일락이라고 재명명하여 로열티를 받고 전 세계로 퍼지게 된다. 이른 봄이면 맡을 수 있는 라일락 향기이다. 원산지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종자를 돈 내고 사 온다.

우리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청양고추는 종묘업체인 중앙종묘와 오뚜기에서 1983년 개발되었으나 1998년 IMF외환위기 때, 세미니스 사(社)가 한국의 흥농종묘와 중앙종묘를 인수·합병하였다. 2005년, 다국적기업 몬산토가 세미니스 사를 인수하여 결국에는 청양고추의 씨앗과 모종을 사다먹는 형편이 되었다. 유사하게 삼부꿀수박이나 불암배추 등의 품종도 몬산토 코리아에서 독점권을 사들여 결국에는 국민들의 기호음식의 종자도 외국에 로얄티를 주고 사다먹고 있다.

1982년 미국 식물학자인 잉거리 존슨은 홍도에서 광택이 유난히 반짝이는 홍도 비비추를 미국으로 밀반출하여 종자 개량하여 잉거비비추라고 명명하여 로얄티를 받고 전 세계로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몇몇 가지의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고유종이 외국으로 반출되어 외국 종자로 둔갑하여 돈벌이에 사용되는 예를 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1910년 대한제국이 한일합방되어 국권이 상실되면서 왜에 의해 다반사가 되었다.

일제 식민지시대에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 (中井 猛之進)은 우리나라의 식물조사를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미선나무의 학명이 아벨리오필룸 디스티쿰 나카이인 것이 대표적이다. 금강초롱꽃의 경우에는 경술국치를 주도한 초대 일본공사 하나부사 요시타다 (花房 義質)의 이름을 넣어 우리나라의 꽃을 왜화(倭化)시킨 것으로 대표적이다.

이렇듯 일제강점기로부터 일본으로 시작하여 미국까지도 우리 식물, 우리 종자들을 무작위로 반출해나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세기에 영국,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의 강대국에 의해서 약소국들의 특이한 농산물의 종자들을 무작위로 탈취하여 자기나라에 자원화를 시켜버린 것이다. 전술한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종자가 지난 100년 동안 탈취당한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한다.

지난 2010년 10월 29일에는 생물자원을 활용해서 생기는 이익을 누구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나고야 의정서 (Nagoya Protocol, 名古屋 議定書)를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30개 조문과 2개 부속서로 이루어져 있는데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는 그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에 사전 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유전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한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상호 합의된 계약조건에 따라서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10만여 종의 국내 생물유전자원을 발굴하고 있으며 자원이용을 위한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자원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생물유전·종자 자원은 지켜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