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대표적인 민요 또는 노래들의 예를 들라고 한다면 미국은 컨트리송 “고향으로 날 데려다 주오(Take Me Home Country Road)”, 프랑스는 샹송 “장미 빛 인생(La Vien en Rose)”, 이탈리아는 칸초네 “오 솔레 미오(O Sole Mio)”, 스페인의 리베르탱고 “에레스 투(Eres Tu)” 등의 노래들이 대표적일 수가 있다. 각국의 민족적 기질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꼽으라고 한다면 포르투갈의 파두(Fado) “검은 돛배”와 “신이여 용서 하소서” 등을 들겠다. 1400년경 세계 대항해 시대를 열었건만, 한번 떠나면 언제 돌아올 줄 모르는 남편, 아버지, 오빠, 애인을 기다리는 숙명(Fatum, 숙명의 라틴어)의 노래로, 검은 바다를 숙명처럼 받아들여 검은 옷을 입고 청승맞은 기타의 반주에 따라 부르는 세상에서 최고로 음산하고도 슬픔에 비길 수 없는 노래가 바로 파두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러한 슬픔과 한의 맥락에서 보면 외세에 맞선 민족의 투쟁,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리운 고국, 연인과의 이별, 시집살이 애환 등 한(恨)과 고난, 슬픔 등이 그 어느 나라 못지않다. 이의 대표적인 서정민요가 바로 아리랑이다. 아리랑의 슬프고 한이 맺힌 것은 파두에 비길 바가 아니다.
그러나 아리랑과 파두의 근본적인 차이는, 파두는 극단의 한과 음산한 슬픔을 체념과 가슴에 묻어버리므로 끝나는 반면, 우리나라 아리랑은 이런 극단의 슬픔에 반전이 일어난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어차피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의 사랑의 배신에 한과 체념을 한민족 특유의 유머와 기지로 미래지향으로 진화시키는 것이다. 갈 사람은 떠나되 큰 병 아닌 발병이나 나고 나는 아리랑을 부르면서 더 나은 나를 찾겠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아리랑 민요는 약 65종, 그리고 3600여곡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즉흥적 편곡, 변형과 모방 가능한 우리 민족의 흥을 대표하고 있다.
최근에 우리 젊은이들의 K-팝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의 전환점은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그러나 이 곡의 기본 장단이 우리 민족 흥의 아이콘, 아리랑의 휘모리장단이 기본인 것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우리나라의 기본 흥 장단이 전 세계 젊은이들을 세뇌시켜 놓은 것이다. 강남스타일은 아니 휘모리장단은 미국 빌보드 차트 7주 동안 연속 2위를 기록한다.
이를 여세로 최근에는 BTS와 블랙 핑크가 모든 음악의 주 시장인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 2위를 석권하고 있는 원동력이 바로 아리랑의 휘모리장단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많은 아리랑의 감동적인 공연이 있지만, 최근의 백미는 2016년 프랑스에서 열린 Mnet KCON 2016 France 오프닝(https://youtu.be/ R6k0Ytm9IRs)이다. BTS의 오프닝곡 아리랑에서,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는 전 세계 청춘의 이목을 충분이 집중시켰으며, 계속되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는 대한민국의 그간의 한 많은 설움을 미래로의 흥과 발전과 성공으로 승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아리랑은 세계의 흥겨운 아이콘인 동시에 글로벌화의 아이콘 그리고 못사는 민족들에게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미래의 메시지인 희망의 아이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