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정부의 강력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의 추진에 따라, 중소기업 중심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업계는 최저임금 상승,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의 급격한 악화에 더하여 가중된 압박으로 존폐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최근 플라스틱 환경오염문제가 이슈화된 이유와 플라스틱 환경오염이 야기하는 문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억제의 업계 및 노동 시장에 대한 영향, 문제해결을 위한 각 경제주체들의 과제 등을 제시하고자 한다.

출처 : 화학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문의 : 사무국 신흥순 사무총장 sng@chemisc.or.kr

플라스틱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공산품의 소재와 부품 그리고 농업용 필름의 형태로 널리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용품, 포장재, 일회용기, 비닐봉투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왜 이처럼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일까? 이는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자 정부는 강력한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억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로 중소기업들로 이루어진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업계는 최근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52시간제의 시행으로 인한 경영환경의 급격한 악화에 더하여,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으로 인해 최근 국내 플라스틱 업계는 존폐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첫째, 최근 왜 플라스틱 환경오염문제가 이슈화 되었으며, 둘째, 플라스틱 환경오염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셋째,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억제에 따른 업계와 노동시장에 대한 영향은 어떠한지, 넷째,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의식을 갖고 그 실태를 파악하고자 한다.

플라스틱 환경오염 이슈

사건 1 : 2015년 8월 텍사스 A&M 대학 소속 해양 생물학자들이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박힌 바다거북이 흘리는 피와 눈물을 흘리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사회운동이 전 세계로 번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를 위한 지구촌 차원의 캠페인에 동참하였다.

그 결과 연간 10억 개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스타벅스는 전세계 28,000여개의 매장에서 2020년까지 플라스틱 빨대와 플라스틱 컵 뚜껑을 친환경 재질의 것으로 대체하기로 선언하였으며, 이어서 맥도날드를 비롯한 일부 식품 회사와 항공사들도 유사한 선언을 하였다.

사건 2 : 플라스틱 오염문제가 또 다시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된 것은, 2017년 7월 중국 정부가 2018년 1월 1일부터 플라스틱 스크랩 수입금지를 선언하면서 부터이다. 이전까지는 전세계 재활용을 위한 폐플라스틱 수입의 56%를 중국이 수입 하였다.

중국정부는 수입되는 폐플라스틱에 포함된 유해 폐기물로부터 환경과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해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세계 플라스틱 스크랩 가격은 급격히 하락하게 되었고, 각국은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의 작동이 일순간 멈추게 되는 등 극심한 혼란에 빠지며, 결국 자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자국내에서 처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건 3 : 한편 우리나라의 한 민간업체가 불법으로 2018년 10월 6,300톤의 쓰레기를 필리핀에 합성플라스틱 조각이라고 속여 필리핀에 수출하였다가 필리핀 세관에서 적발되었다. 현지 언론과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고 국제적인 논란거리가 되었다.

한국정부는 2019년 2월, 이 중 1,200톤의 폐기물을 평택항으로 반송하였다.

이는 폐기물 국가간 이동법을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폐플라스틱 오염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플라스틱의 빛과 그림자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오늘날 플라스틱 없이는 모든 산업생산과 일상생활에 불편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플라스틱봉투는 제조하는데 종이봉투보다 에너지와 물을 덜 사용할 뿐만 아니라, 가볍고 질기며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금속과 목재, 석재 등을 대체하기 용이한 기적의 물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플라스틱 제품은 너무 싼 값으로, 또 너무 많이 생산 및 소비되고 함부로 버려지면서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오염물질로 간주되고 있다.

플라스틱 물질 자체는 환경오염원이 아니라 인류가 긴요하게 필요로 하는 물질이다. 다만 우리가 이 물질을 어떻게 현명하게 사용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기적의 물질이 될 수도 있고, 환경오염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이 환경을 파괴하는 쓰레기로 잘못 관리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개인들의 무책임한 행동들과 잘못된 폐플라스틱 관리시스템 때문이다. 이는 교육과 시스템 재설계로 극복할 수 있다.

주요국의 일회용 플라스틱 정책사례

각국의 정부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과 소비의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책적으로 적절히 개입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보통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폐기물 관리 체계(waste management hierarchy)의 원칙에 따라 적절한 정책을 실시하는데, 무엇보다도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채택하고, 그 다음 플라스틱 제품의 재사용을 유도하고, 또 폐기물 수집 서비스를 개선하며, 재활용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의 경우는 연소를 통한 에너지회수 또는 마지막 수단으로 매립을 통해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도록 통제하는 것이다. 각국정부는 플라스틱 봉투와 스티로폼 등 일회용품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금지나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 등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체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에 대한 규제가 주로 주단위나 도시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뉴욕시에서는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EU는 회원국들이 2019년 말까지 연간 1인당 50μ 이하의 비닐봉투는 90개 이하로 줄이고, 2025년 말까지는 이를 40개 정도까지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회원국들은 비닐봉투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세금을 부과하거나, 또는 다른 정책적 수단을 채택해야 한다.

일본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금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폐기물관리 시스템과 높은 사회적 자각으로 인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잘못 다루어지는 비율이 매우 낮다.

중국은 2008년 25μ 이하의 비닐봉투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그 이상에는 세금을 부과하였으나, 육류 등과 같은 신선식품용에 사용되는 비닐은 예외로 하였다. 1년 후 비닐 봉투 사용은 70% 정도 감소하였으나, 농촌지역 등에서는 단속이 심하지 않아 여전히 비닐봉투가 흔히 쓰이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이 업계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재활용 플라스틱 폐기물 정부정책

2018년 4월 1일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업체들은,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인한 플라스틱 버진 펠릿과 재활용 펠릿의 가격차이 축소,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금지, 폐비닐 고형화 연료에 대한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하자, 국내 폐비닐 수거·분리 업체들로부터 폐비닐의 구매를 거부하였고 결국 이른바 폐비닐 대란이 일어났다.

정부는 약 한달 후인 2018년 5월 10일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였고, 플라스틱 제조업계는 정부의 정책이 큰 방향에서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정부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당사자로서 정부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정책에 대한 개선방안을 <표 3>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개선사항으로 플라스틱 업계는 플라스틱 제품에 부과되고 있는 부담금을 물질이 아닌 용도별 품목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종류가 매우 많지만 대체로 플라스틱 봉투와 플라스틱 용기, 그리고 스티로폼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플라스틱 봉투, 플라스틱 용기, 스티로폼 등으로 구성된다고 가정할 때,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은 10명 이상의 사업체수가 약 1,300개, 종사자 수는 약 39,000명, 출하액은 약 10조원 정도에 이르고 있다.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사업체의 매출액 감소를 가져올 것이며, 또 여기에 종사하는 종사자들의 일자리 및 소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계획대로 2022년까지 일회용 컵과 봉투의 생산과 소비를 35% 감축시킬 경우, 제품 가격하락으로 인한 간접효과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단순히 이 비율만큼 종사자수와 출하액이 감소한다고 가장할 경우, 종사자 수는 13,700명 그리고 출하액은 약 3.5조원 정도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많은 수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한계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부정책의 변경에 따른 결과로서 해당 업계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고,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은 업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업계의 존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정책 측면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업과 재활용 업계로 이루어진 산업 생태계가 지속성장 가능하도록 업계의 합리적 의견을 수렴하여야 하고, 산업 정책 측면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업이 생산품목 전환과 신제품 개발을 통한 소프트랜딩이 가능하도록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의 재활용 폐기물 종합대책에 따르면, 2019년 1월 1일부터 전국 대형마트 2,000여 곳과 매장 크기 165㎡ 이상인 슈퍼마켓 1만1,000여 곳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아예 사용할 수 없으며, 그 대신 재사용 종량제봉투, 장바구니, 종이봉투 등을 고객에게 유상 제공해야 한다. 단, 생선이나 고기 등 수분이 있는 제품을 담기 위한 봉투(속 비닐)는 계속해서 이용해도 된다.

또, 전국 제과점 1만8,000여 곳은 비닐봉투 무상 제공이 금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업계는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출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단지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에서만 비롯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플라스틱 업계의 경영환경 악화의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론 및 시사점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무분별한 배출과 비효율적인 관리시스템으로 인한 환경오염문제는 정부나 업계의 한 쪽이 나서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또 장기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소비자들이 소비패턴을 변화시켜 일회용 플라스틱보다는 재사용 가능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소비패턴이 변화되면 플라스틱 제조업체와 판매자들은 자연히 친환경 대체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각 경제주체들이 추진해야 할 과제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정부

- 환경부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사용 억제 및 재활용율의 제고를 위해 플라스틱 제조업체, 판매업체, 소비자단체, 지자체, 재활  용업체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정책수립과 운영을 협의하고, 올바른 폐기물 분리수거에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 기 위한 교육·홍보 강화

-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의 품목전환과 구조조정을 지원

- 고용노동부에서는 품목전환 및 구조조정 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직무전환 직업훈련 지원

협회 및 업계

- 플라스틱 사업주 단체에서는 재질 표준화, 재활용 가능 디자인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조합 또는 플라스틱 재활용 연구소 설립

- 플라스틱 제조업계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고 피할 수 없는 정부정책이므로, 재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품 디자인과 재질을 개선하고 관련 업계와 공동으로 위기극복

화학 ISC

- 정부의 정책이 고용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추적하여 정책적 대안제시

- 직무전환 내지는 직업전환을 원하는 인력에게는 새로운 경력개발을 위한 정보제공 및 컨설팅

일반시민

- 폐기물 배출 시 이물질 제거 및 세척

- 재질에 따른 폐기물 분리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