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인더스트리 4.0’ 등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을 2000년대 중반부터 추진, 가장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제조업 혁신과 중소기업 참여 확대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정부 주도의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성공사례와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 여러 분야의 산업을 포괄하는 글로벌 최대 4차 산업혁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독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한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제조업 중심, 가상물리시스템 중심, 표준화 중심이라는 집중 접근방식과 네트워크를 통한 중소기업의 참여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낸 것이 독일 4차 산업혁명의 특성으로 대변된다. 이것은 독일과 유사하게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호에서는 독일 중소기업의 대응 전략을 참고하여 우리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 변화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자료 제공: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신성장연구실 장현숙 연구위원

 독일의 4차 산업혁명 추진 경과

독일은 지난 2006년 정부의 자문기구인 ‘연구연합(Forschungsunion)’과 독일 하이테크(Hightech) 전략단 산하의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 팀이 구성한 연구 플랫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정립한 이후 2010년 산업정책에 인더스트리 4.0을 포함시키면서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어 2012년 독일연방교육연구부는 인더스트리 4.0을 자국 10대 미래 기술로 선정해 “미래 기술 인더스트리 4.0 이행을 위한 제언 보고서”를 발표했다.

독일은 제조업 강국으로서 4차 산업혁명을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핵심 산업 전략으로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효과적인 이중 전략(Dual Strategy)을 수립했다. 독일 산업 전반의 생산 프로세스에서 정보통신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장형시스템 및 자동화 엔지니어링, 혁신 제조장비 개발 등 4차 산업의 기반 기술에 대한 독일 선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신규 시장 창출에 나섰다.

 2013년에는 산업, 학계 및 과학계 대표들로 구성된 작업반(Working Group)과 하이테크산업협회, 기계엔지니어링 산업협회, 전자산업 협회로 구성된 사무국을 기반으로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출범시켰다. 2015년 4월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 표준화를 위해 추진해오던 과제 성과물인 RAMI(Reference Architecture Model Industries) 4.0을 공개했으며, 현재 미국이 개발한 IIRA 5(Industrial Internet Reference Architecture Model)와 연계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일은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기반으로 각 협회 회원사 간의 정보 교류 및 공동 연구를 촉진하고, 기술 표준 개발과 선도 사례 발굴 및 확산을 추진하는 등 2015년부터 현재까지 확장 운영 중이다. PwC 조사에 따르면 2015년 59%의 업체가 인더스트리 4.0이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고 응답했으며, 2020년에는 영향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응답이 88%를 차지했다.

독일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중소기업 지원정책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는 인더스트리 4.0 전략 안에서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텔슈탄트(중소기업) 4.0’정책(’15.6)을 수립하고, ‘중소기업 4.0 디지털화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정책의 핵심은 중소기업들이 정부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을 이전 받고 디지털 활성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전국에 총 23개의 ‘중소기업 4.0 역량센터’를 두어 중소기업이 시장성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기술을 시연·경험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와 지식, 테스트 시설, 교육의 기회와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은 기업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A~Z까지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통합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모든 이해 관계자가 플랫폼을 통해 한 자리에 모여 대응방안과 전략을 마련하고, 500개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기업들의 적응을 돕고, 실제 업체들의 적용 성공사례 공유를 통해 확산을 도모한다. 특히 2030년까지 실현가능한 9개의 인더스트리 4.0 적용 시나리오를 제시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기업들 간의 사업개발에 필요한 지식 및 자원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4차 산업혁명 대응 특징

▲ 첫째는 제조업 중심의 생산성 혁신에 있다

독일은 자국이 경쟁력 우위에 있는 제조업과 핵심 산업군(기계, 자동화엔지니어링, 내장형 시스템)을 중심으로 생산성 혁신에 집중하는 특징을 보여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은 제조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통합 디지털화함으로써 가상물리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의 인터넷 서비스화를 지향한다. 특히 독일 4차 산업혁명의 지향점은 기존의 린(Lean) 경영, 도요타 경영과 같은 일련의 제조 프로세스의 생산성 혁신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 둘째는 가상물리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표준화이다

독일의 4차 산업혁명 전략은 독일 제조업의 선도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세적인 전략임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규시장 창출을 선도하기 위한 지원 전략이라는 점에서 공격적이라 할 수 있다. 신규시장 창출을 선도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자국(자사)의 기술을 국제 표준화하는 것으로 독일이 관련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독일의 로봇팔 제조업체인 쿠카 로보틱스(KUKA Robotics)는 신기술 개발에서 RAMI 4.0이 표준을 사전에 마련해주어 수많은 오류를 피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한국일보 2018.9.18).

가상물리시스템 표준화 모델은 EU 표준화 논의를 독일이 선도하며 미국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 IIC)과도 적극 공조했다. 독일의 RAMI 4.0은 차세대 제조업 가치사슬을 위한 세부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미국 주도의 IIRA 5 표준안은 에너지, 헬스케어, 제조업, 공공영역 및 교통 분야의 상호 운용성을 증대하는 관점에서 표준화를 개발했다. 2015년 4월,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 표준화를 위해 추진해오던 과제 성과물인 RAMI 4.0을 공개했으며 미국이 개발한 IIRA 5와 연계를 위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 셋째는 네트워크를 통한 중소기업 참여를 확대한 것이다

독일 경제발전 및 산업 경쟁력의 중요 역할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인더스트리 4.0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확대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독일에는 총 250만 개의 중소기업들이 활동 중으로 전체 기업 수의 99.6%, 전체 고용시장의 60.9%, 전체 기업 매출의 32.7%를 차지하는 등 독일 경제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히든 챔피언으로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대기업의 공급망 파트너로 공고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히든 챔피언은 연매출이 40억 달러를 넘지 않지만 해당 분야 시장점유율이 세계 3위 이내 혹은 소속 대륙 1위인 강소기업이다.

따라서 인더스트리 4.0을 통한 독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인더스트리 4.0 솔루션 개발 참여 및 도입이 핵심적이다.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기반으로 네트워킹을 구축하여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성공사례와 관련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화 솔루션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워킹그룹 기반의 연구 및 실증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세한 과정과 결과는 하이테크산업협회, 기계산업협회, 전자산업협회 소속의 7,100여개 회원사로 파급된다.

독일 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 현황

본 연구보고서에서는 독일 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 현황을 플랫폼 인더스트리 4.0(www.plattform-i40.de)에 등록된 업체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독일의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에는 2018년 11월 현재 265개사의 360개 활용 사례가 등록되어 있으며 지역, 사업성숙도, 제품 유형, 적용분야, 기업 규모별로 구분하여 기업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지역)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선도 지역은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 Wuerttemberg)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 Westfalen)주로 나타나며 활용사례의 약 55%가 이들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약 34%의 활용사례가 등록되어 있는 바덴뷔르템베르크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본사와 로버트보쉬 등 독일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선제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는 기업들이 밀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모델 성숙도) 시장 성숙화 단계, 시장도입 및 파일럿 단계, 실증 단계, 연구개발 단계로 분류하여 사업모델 성숙도를 분석해본 결과 이미 활용사례 기업의 51%가 시장 성숙화 단계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일 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수준이 초기 단계를 지나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제품 유형)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은 자동화 부품, 소프트웨어 솔루션, 생산서비스, 메카트로닉스, 자문서비스, 제조업 및 기타로 제품 유형을 분류한다. 소프트웨어솔루션 및 자동화 부품 업체 사례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기술적 트렌드가 공장 자동화와 연계된 클라우드 네트워크화임을 시사한다. 생산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경우 시장성숙화 단계에 있는 업체 비율이 67%에 달해 독일 기업들은 생산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적용분야) 생산공급망 분야에 적용한 기업 사례가 40% 내외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와 디자인&엔지니어링 분야가 15~23%에 불과해 독일 기업들이 생산 공정 혁신을 목적으로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그 외 일부 물류분야에도 적용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메카트로닉스는 생산공급망 다음으로 물류와 서비스 분야에 많이 적용되었다.

(규모) 독일 4차 산업혁명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특히 소프트웨어솔루션 및 자동화 부품 분야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에 등록된 업체 사례 중 중소기업으로 볼 수 있는 종업원 수 250명 이하 업체의 사례가 161개로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46%가 소프트웨어솔루션 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뒤를 이어 자동화 부품(27%)을 생산하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중소기업이 많았다. 중소기업 가운데 사업모델을 두 분야 모두 가지고 있는 업체는 27개로 나타났으며, Opdenhoff Technologie GmbH, VIRTENIO GmbH 등 13개 업체는 생산서비스나 메카트로닉스, 자문서비스까지 포함해 3개 분야 이상에 해당됐다.

사업 모델 성숙도의 경우 기업 규모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중소기업의 70% 이상이 시장성숙화 단계 또는 시장 도입 및 파일럿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기도입 단계인 연구개발 수준에 있는 업체는 12%를 차지했다. BMI DB를 활용해 플랫폼에 등록된 265개 업체의 업종분포를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컴퓨터 시스템 디자인 서비스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에 속하는 500인 이상 고용 업체의 경우 기계 및 장비제조, 반도체 및 기타 전자장비제조, 전자의료기기 제조 등 제조업이 많아 차이를 보였다.

독일 중소기업의 대응 전략

▲ 첫째, 프로세스에 집중하라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모델 발굴이나 기존 사업모델 재편에 집중하는 것에 앞서 기업 내부 시스템의 혁신을 통한 프로세스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사의 특성 및 업무 프로세스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하여 가치창출 요인을 확보하고, 이를 기술적·경제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융합 ICT 기술을 기업 활동과 관련된 모든 가치사슬에 적용하여 확보된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 및 통찰을 통해 의사결정의 정확도 및 투명성 제고로 기업 자원의 효율화를 추구한다. 이는 비용절감, 생산성 제고, 업무 및 운영 프로세스의 유연성에 연관되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진다.

▲ 둘째, 자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라

인더스트리 4.0은 수평적, 수직적 가치사슬과 ICT기술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협력모델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중소기업에게 신성장 기회 요인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이 갖는 사업 위험 중 일부는 높은 진입장벽 및 사업 확장 시 경쟁심화로 인한 대기업으로부터의 잠식 위험으로 볼 수 있다. 자사가 가진 강점에 집중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면 인더스트리 4.0 시장에서 중소기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는 독일 정부가 인더스트리 4.0을 주요 중소기업 성장 전략으로 채택한 핵심 요인이기도 하다.

▲ 셋째, 파트너십 전략 및 니치(niche)를 공략하라

인더스트리 4.0은 파트너십에 기반을 둔 열린 혁신 비즈니스 모델로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 파트너십은 공통 분야에 관해서는 공유 기반을 만들고, 상호 전문 분야는 틈새로 보호해주는 상생의 플랫폼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인더스트리 4.0이 내재적으로 담보하는 데이터 및 프로세스의 투명도는 공정한 시장 가격을 형성하게 되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파트너십 사업모델 인프라가 공고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한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다양한 커뮤니티를 개발하고 고객사 네트워크 및 이해도 심화 등을 통한 파트너십 확장 및 전문성 강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제조기반의 대기업 그룹이 인더스트리 4.0과 관련한 내부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인큐베이팅하고, 이에 대한 시장성이 갖춰진 후에 분사나 자회사의 형태로 독립하여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경우 중소기업이 모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파트너십 역량을 전수받아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치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수요가 비어있는 시장을 찾고, 이 시장에 경영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틈새 전략(niche strategy)이 유용하다.

자본, 인력, 정보 등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상황인 중소기업이 변화의 시기에 살아남는 방법은 새로운 것을 가지고 아무도 하고 있지 않는 틈새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틈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먼저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무엇보다 ‘스피드’가 중요하다.

▲ 넷째,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더스트리 4.0이 수평·수직적 가치사슬 모두에 영향을 주는 만큼 전사적 차원에서 모든 구성원이 참여할 때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기획, 개발, 구매, 생산, 판매,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에서 프로세스 혁신에 대한 수요가 상존하고 있으며, 전사적으로 문제점 및 장애요인을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기술 적용을 검토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단계이다.

구성원의 기술 수용도가 떨어질 경우에는 교육 컨설팅 및 시범도구(사례, FORCAM의 Smart Factory Starter Kit) 등의 활용을 통하여 기술 수용도를 높여나가는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사적 차원에서의 내부 데이터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결론 및 시사점

독일의 4차 산업혁명 정책은 이해당사자 참여 및 논의를 통하여 이행되는 정부 주도·관리형 정책으로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는 글로벌 최대 4차 산업혁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독일 4차 산업혁명의 차별성은 제조업 중심, 가상물리시스템 중심, 표준화 중심이라는 집중 접근방식과 네트워크를 통해 중소기업의 참여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며 업계 간 파트너십 전략을 가능하게 한 데 있다. 독일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정책의 차별성은 주요 선도국 대비 성공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하에 독일 기업들의 대응 수준은 초기 단계를 넘어 완성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많은 독일 중소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자동화부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인더스트리 4.0 솔루션을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인식하고,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체적 수요를 창출하는 글로벌 선도 제조기업과 기반기술을 보유한 IT 및 자동화엔지니어링, 컨설팅 분야의 중소기업이 참여해 신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이중전략이 효과적으로 구현된 결과이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대기업(혹은 중견 기업)과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사업 모델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나라도 동반성장 플랫폼 기반의 정책 설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핵심 경쟁력으로, 가치사슬 간의 협력을 통한 상생 모델을 필요로 한다. 중소기업은 4차 산업혁명의 가치사슬 융합에 필요한 촉진자 및 핵심 연계점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가치사슬 전반의 생산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기업에게 있어 4차 산업혁명은 가치사슬 상에 있는 기술과 장치들의 상호 간 연결을 통한 생산 프로세스의 혁신을 의미함과 동시에 신사업모델을 확보할 수 있는 성장의 기회이다.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업은 비용 절감 및 생산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는 물류비용, 제품화 소요시간 단축, 실시간 점검 시스템으로 인한 오류 불량 감소뿐만 아니라 모듈화 및 고객 맞춤형 유연한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개인 맞춤형 제품 및 기존 서비스의 디지털화, 고수익 사업화가 가능하며, 새로운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 제공과 같은 사업 확장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따라서 ICT 기기와 사물 인터넷의 보급 및 사용 확대로 유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출현과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융합 전략이 중요하다. 데이터, 실시간 네트워크, 인공지능, 가상물리시스템, 로보틱스 등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가운데 자사에 가장 유용한 기술을 선정하여 활용한다.

생산 공정별, 업무 프로세스별, 의사결정 과정별 상황에 따라 기술 도입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경우도 있다. 맹목적인 도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사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도입 목적을 명확히 한 다음 비용대비 개선 성과, 부가가치 창출 효과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사업모델의 가능성과 시장성을 평가해 기업의 성장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①가치 기반 서비스, ②플랫폼 기반 서비스, ③인프라 기반 서비스의 3가지로 유형화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모델 중 자사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에 있어서 앞서 기술한 독일 중소기업의 4가지 성공전략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