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플라스에서 눈길을 끈 해외국가관은 단연 오스트리아였다. 오스트리아는 자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어드밴티지 오스트리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적극적인 해외 비즈니스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가관으로 올해가 두 번째 참가인 오스트리아는 엔겔 단독 부스를 제외하고 총 7개 오스트리아 기업이 참가했고, 오스트리아만의 세련된 기술을 반영한 산뜻한 부스 디자인으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오스트리아 국가관 유치에 기여한 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 최지우 상무담당관은 “2년 전보다 오스트리아 기업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인식이 커진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초반에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시장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 대부분 카탈로그에 회사 소개를 싣는 정도로 참가 의사를 밝혔지만 올해에는 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직접 참가를 선호하는 기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오스트리아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국내 플라스틱 산업의 침체와 내수 시장의 포화로 국내 제조사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틈을 비집고 해외 기업은 발 빠르게 한국 시장 내 새로운 수요 창출을 엿보고 있었다. 국내 제조업 침체는 오히려 해외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했다.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던 국내 플라스틱 산업의 요구와도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공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사이클링 기술의 선두 주자인 Erema는 FDA 승인을 받은 PET 리사이클링 시스템인 VACUREAMA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시스템 COREAM을 선보였다. 에레마의 아시아 지역 총괄 매니저인 Fritz-Josef Wimmer는 한국 시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먼저 한국은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이 생산되는 곳이고 플라스틱의 재가공성이 필요한 시장인데 이는 에레마의 주력 상품과 부합한다고 했다. 또한 환경을 위해서도 플라스틱은 한번 사용하고 버리지 않고 재사용과 재활용해야 하는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에레마는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레마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요인은 무엇보다 플라스틱을 재가공했을 때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품질이 우수해야 재사용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또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난 점도 장점이다. 에너지 절감을 통한 단가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요 이점 때문에 현재까지 많은 고객사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높은 단가에 대해서 Wimmer는 “에레마는 순수 오스트리아 기술로 오스트리아에서 직접 제조하고 있다. 최근 유럽 제품들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유럽 기술이 토대가 되더라도 중국에서 제품을 제조할 경우 품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에레마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 생산은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제품은 반드시 오스트리아 제조를 고집하고 있는 에레마는 기계 자체의 단가도 중요하지만 기계가 생산하는 제품의 퀄리티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상 같은 품질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고급, 저급 등으로 등급을 나눠서 공급하는 타사와 달리 에레마는 하나의 기술을 바탕으로 일률적인 하이 퀄리티를 구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전시회 4번째 참가인 에레마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변화하는 고객사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한국 고객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출기 섹션에서 엘라스토머 부문에 특화된 시스템을 소개한 NEXUS 또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LSR 부문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넥서스는 특허 받은 ServoMix dosing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ServoMix는 강력한 air-free 시스템을 자랑하며 고효율 서보 드라이브와 강력한 제어 시스템이 결합된 새로운 Splitnex 기술을 통해 공정에 공급되기 전에 원료와 공기를 스스로 안전하게 분리해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액체 실리콘 가공에서 불충분한 충진 또는 불안정한 사출 성형 공정이 문제시되어 왔는데 넥서스의 ServoMix는 전체 투여 과정에서 정확한 혼합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원료 낭비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서스의 세일즈 매니저 Andreas Glas는 “LSR 기술은 현재 한국에서 급성장하는 분야다. 넥서스가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국내 파트너사인 실리코너스가 굉장히 잘하고 있으며 코플라스는 넥서스만의 신기술과 제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참가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비트만바텐필드는 EcoPower, MicroPower, SmartPower 등 자사의 파워시리즈와 자동화 기술을 선보이며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비트만바텐필드는 2008년에 부대설비 업체인 비트만이 사출기 업체인 바텐필드를 인수한 뒤 한 메이커가 사출성형기에서 로봇, 제습기, 건조기 등 각종 부대설비까지 하나의 청키로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비트만바텐필드의 김종근 한국지사장은 “사출성형기와 부대설비 간의 통합은 업계 최초로 이뤄낸 성과”라고 말하며 “스마트 팩토리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인데 완전한 스마트 팩토리에선 모든 설비들이 하나의 셀을 이뤄야 한다. 그러나 실제 구현되는 곳은 비트만바텐필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들 스마트 팩토리가 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인터페이스를 했느냐 통합을 했느냐 차이가 있다. 실제 장비가 갖고 있는 화면이 사출기 쪽에서 구현이 되는지, 아니면 신호로 연동되는지 그 차이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는 이미 10년 전부터 설비 간의 통합을 이뤄왔기 때문에 실제 부대 장비의 화면이 사출기에 똑같이 구현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메디컬, 화장품, 전기전자 등 모든 산업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트만바텐필드의 파워시리즈는 비트만 로봇과 주변기기와 통합되어 보다 완전체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설비들은 지능형 디지털 네트워킹 솔루션 ‘비트만 4.0’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안정된 데이터 소통과 시각화 구현이 이뤄진다. 또 가스 인젝션 공정인 AIRMOULD를 비롯해 Combimould, PIM, LIM, IML, VARIOMOULD, CELLMOULD 등 자동화 및 특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내 플라스틱 제조업 침체에 대해 김종근 한국지사장은 “경기에 영향을 받는 분야는 사실은 매스프로덕션이다. 저가형 설비는 대량생산에 집중해 있고 이는 사실상 거의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는 차세대 산업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화장품, 의료 등 소량 생산이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고정밀 제품 분야는 고객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오스트리아 참가사 블루에어 시스템은 혁신적인 쿨링, 기후 및 제습 기술을 선보였다. 에너지 절감형 레진 드라이어 RD 시리즈뿐 아니라 최근 시장에 소개된 DMS 시스템은 쿨링 워터가 필요 없는 성형 제습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블루에어는 자사의 DMS가 최대 85%까지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고 홍보했다.

압출 기술 부문에서는 1995년에 설립된 SML이 참가했다. SML은 플라스틱과 패키징 산업을 위한 고성능 압출 라인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고객 창출을 기대했다. 직조 플라스틱 봉투(woven plastic bags) 기술 분야의 선도 기업인 Starlinger는 AD*STAR, PP*STAR, 재활용된 PET 테이프 패브릭 등 혁신적인 패키징을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라스틱 종류의 리사이클링 기술과 100% 재활용 PET로 이뤄진 food-grade PET 시트 생산 라인도 강조했다.

해외 기업 진출, 국내 에이전트의 역할이 8할

3년 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고무 사출기 독일 기업인 Dekuma는 ‘선진 기술 플러스 가격 경쟁력’이란 강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한국 시장에서 30대 가량 판매가 이뤄졌고 독일 기술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아 올해는 영업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Dekuma의 고무 사출기는 고무 인젝션 오차가 거의 없어 정량 투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며 무엇보다 독일 기술력을 토대로 기계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향후 홍보 활동 및 영업 투자는 한국 에이전트의 안내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무 스트레이닝 시스템을 선보인 UTH 역시 독일 기업으로, 한국 시장으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고무 사출성형 시 눈에 보이지 않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스트레이닝 기술은 그동안 시장에서 보지 못한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UTH의 한국 대리점인 (주)아인스글로벌의 장성식 이사는 “고무 제품이 고품질을 요하면서 원료인 고무 또한 품질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스트레이닝 기술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코플라스 참가가 두 번째라는 UTH의 세일즈 매니저 Manuel Bebler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확실히 더 많은 분들이 찾아줬다.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둬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신기술이지만 점점 대중화되어가는 기술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 내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계속해서 기술 홍보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Closures 및 컨테이너, PET 부문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이탈리아 기업 SACMI의 클로저 비즈니스 디렉터 Raffaella Ghetti는 이번이 한국 전시회 첫 참가인데 예상보다 전시회가 조용해 향후 참가 계획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솔직히 반응이 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의견이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SACMI는 음료 산업 클로저 및 컨테이너 패키징 제조 공정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Genius, 재활용 기계 대만 파워 뽐내

타이완의 대표적인 재활용 기계사 Genius Machinery가 올해 코플라스에 참가했다. Genius Machinery는 1975년에 설립되어 플라스틱 펠렛 타이저, 플라스틱 세척 공장, 플라스틱 쇄석기, 플라스틱 분쇄기, 플라스틱 재활용 플랜트 설계 및 기획을 다루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계 전문 업체다. 한국에 소개된 주력 제품은 Plastic Recycling Machine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뿐 아니라 관리자 한두 명만으로도 손쉽게 작동, 관리할 수 있는 쉬운 매뉴얼을 자랑하고 있다. Genius의 총괄 매니저 Peter Tsai는 “한 명이나 두 명만으로 기계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에 기여하고 이는 곧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고객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리사이클링 기계 제조사가 한국에 들어온 건 지니어스가 최초이자 현재 유일하다. Peter Tsai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고맙게도 아직은 (리사이클링 기계 분야는) 우리가 일등이다. 현재 한국 시장 수요가 많아 성장 속도가 빠르다. 앞으로도 점유율을 늘려가고 계속해서 일등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코플라스 첫 참가라고 밝히며 “전체 분위기는 다소 조용하지만 (우리 부스 쪽은) 관련 분야 종사자는 사실상 다 다녀갔다. 박람회 통해서 이뤄진 계약 건만 10건에 달한다”며 전시 참가에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마침 이날 부스를 찾은 (주)디에스이에스의 김명대 대표이사는 지니어스 기계를 직접 사용한 소감을 들려줬다. 다음은 김명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무슨 이유로 지니어스 기계를 선택하셨나요?

A. 저희가 스크랩을 생산하는데 기존 국내 기계를 쓰다 보니 생산량도 적고 인건비도 많이 들어서 기계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기 저기 다른 회사 제품도 알아보았는데 단가가 너무 비싸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쪽은 가격이 너무 높아서 지니어스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직접 사용해보니 어떠셨습니까?

A. 기계가 약간 반자동인데 이게 오히려 고장이 적고 쓰기가 편했습니다. 스크랩 종류가 불규칙한 형태다 보니 어쩔 때는 덩치가 큰 게 들어오고 어쩔 때는 작은 게 들어오고... 그래서 완전 자동화보다는 반자동이 더 편합니다. 사람이 조절할 수 있으니까. 투입되는 양도 그렇고.

Q. 사용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그전에는 국산 기계를 쓰고 있었는데 기존 제품은 너무 예전 방식이라 생산량도 적고 사람 손이 많이 가야 해서 일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컨베이어 벨트 방식이라 올려두기만 하면 기계가 알아서 필요한 만큼 가져가고. 생산량이 훨씬 늘었습니다. 이물질이 걸려도 반자동이라 생산하면서 동시에 처리할 수 있고.

Q.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가격 대비 효율성이 좋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만족해서 주변에 소개도 많이 해줬습니다. 문제점이 있어도 바로바로 해결해주고, 수시로 전화해서 확인할 수도 있고 가까우니까 a/s도 빠르고 좋았습니다.

Q. 타사와 가격 차이가 많이 났습니까?

A. 절반 이상 차이 났어요. 현재 다른 기계 라인을 모두 바꿀 계획입니다.

Peter Tsai는 한국 시장 진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데는 한국 에이전트와의 긴밀한 파트너십 덕분이라고 말하며 한국 에이전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해외 기업 제품 사용을 두려워하는 큰 이유는 a/s와 언어적인 소통 문제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에이전트가 있어서 즉각적인 대응과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다. 이미 재구매를 한 고객도 있다. 우리는 고객만족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향후 한국 고객들을 위해 한국에 a/s 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계는 계속해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진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40년 역사를 지닌 Genius는 한국뿐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 스페인, 루마니아, 독일 등 유럽 등지에 진출해 있고 롱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단골 고객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