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2년 2월 제5차 UNEP 총회를 열고 육지와 해양의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결의를 채택하고 2025년에 국제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협약을 맺기로 했다. 

그리고 국제협약 준비로 당사국회의(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INC))를 다섯 차례 열기로 했다. 마지막 제5차 당사국회의(INC-5)는 금년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7일간 부산에서 열린다. 플라스틱 오염 대응 국제협약은 플라스틱 생산량이 세계 5위인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엔 기구가 나서서 플라스틱 오염 관련 국제협약을 준비하는 것은 플라스틱 오염으로 지구 환경이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 해결 방안을 마련하려는 조치인 것이다.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을 맺기 위한 2022년 UNEP 총회의 결의안(Ref. 1)은 마이크로플라스틱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이 세계적으로 환경, 사회, 지속 가능 경제와 해양 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므로 이것을 모든 수준의 과학과 정책을 활용해서 국제적 협상과 협력으로 긴급히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UNEP 결의안은 UNEP가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조사를 종합한 자세한 연구 보고서(Ref. 2)에 바탕을 두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마다 약 480~1,270만 톤 정도 바다로 유입된다고 한다. 이 글에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고무 등을 총칭해서 플라스틱으로 쓴다. 플라스틱은 20세기에 석유를 원료로 만들어진 새로운 재료이다. 플라스틱의 유용성은 매우 크므로 우리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재료가 되었다. 플라스틱이 포장재 등 다양하게 거의 만능으로 쓰이는 이유는 값이 싸고, 만들기 쉽고, 사용하려는 용도에 적절하고, 튼튼하고, 질기고, 가볍고, 물에 젖지 않고, 전기 절연체이고, 썩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그뿐 아니라 이제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피브이씨, 폴리스타이렌, 폴리에스터, 페트, 나일론, 폴리우레탄, 실리콘 고무 이름과 PE, PP, PS, PVC 등 영어 플라스틱 이름에도 익숙하다. 

이렇게 유용한 재료이기 때문에 천연 모피, 나무, 유리, 금속제품이 플라스틱 제품으로 대체되었다. 상아 대신 플라스틱, 모피 대신 인공 섬유, 펄프 대신 필름 사용 등 재료 대체뿐만 아니라 물 절약, 노동력 절약, 자원 절약, 에너지 절약 등으로 환경과 생태 보호에도 플라스틱이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물건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이 끝나 버려진 쓰레기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가 된 것은 플라스틱의 장점이 사용이 끝난 후에는 단점이 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잘 썩지 않고, 값이 싸기 때문에 재활용 동기가 적고, 종류가 다양해서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땅속에 묻거나 태우기도 하지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일부는 바다로 흘러가서 해양오염을 초래한다. 육지에서 유래한 플라스틱에 더해서 어업 활동에서 버려지는 그물, 통발, 가두리양식장의 폐기물 등도 바다를 오염시킨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의 피해는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플라스틱을 해양 동물들이 먹이로 잘못 알고 먹거나 플라스틱에 상처를 입거나, 플라스틱에 묶이거나 하는 물리적인 문제, 버려진 그물에 의한 유령 어업과 해양생물의 서식처나 번식 등 해양생물의 환경을 파괴하는 문제, 미세 플라스틱과 더 분해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흡수되어서 해양생물들의 질병을 포함한 생물학적 변이를 일으키고 이것이 사람을 포함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까지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었다. 

 

유엔은 그래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플라스틱 재활용을 장려하는 국제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협약을 제정하려는 것이다. 인류는 항상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과자류 포장재를 1년 안에 분해하는 셀룰로오스 필름으로 교체하고 있는 것도 한 예이다. 인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처리 문제를 통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자연의 순환 과정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플라스틱을 자연 순환의 한 자원으로 편입시키고 플라스틱을 인류의 유용한 재료로 계속 사용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제한된 지구의 자연을 더 존중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플라스틱의 과학적이고 국제적 규범에 따른 새로운 순환 과정을 통해서 플라스틱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제5차 INC에 앞서서 오는 4월 23~30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제4차 INC가 열린다. INC의 목적은 제정하려는 플라스틱 관련 국제협약 내용을 계속해서 INC에서 논의하면서 내용을 추가하거나 삭제하거나 수정하거나 해서 최종 협약 내용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제4차 INC에서 논의할 내용이 이미 공개되어있다. 아직 최종안은 아니지만, 제4차 INC 회의 자료를 보면, 협약문에 들어가는 중심 주제를 살펴 볼 수 있다. 플라스틱의 생산, 사용, 폐기물 처리, 재활용, 오염 방지, 협약 이행 방법, 이행 계획, 투명한 주기적 자료 보고 및 평가, 플라스틱의 원료, 제품과 폐기물의 국제 통상, 규제 방법, 국제적 비용부담 등 협약의 주제를 파악할 수 있다. 협약이 체결된 뒤에 협약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미리 대비하는 것이 앞서가는 것이다. 협약 본문뿐만 아니라 부속 문서도 살펴보아야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4차 INC의 논의 주제를 본문과 부속 문서를 Ref. 3에서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올해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5차 INC 준비는 우리나라에서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 녹색 환경외교과, 환경부 자원순환국 자원순환정책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공급망정책관 화학산업팀,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 해양보전과 등 4개 부처에서 담당한다고 한다. 플라스틱 관련 산업계와도 긴밀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플라스틱 산업계도 플라스틱의 바른 활용과 플라스틱 자원의 재활용을 더욱 확대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해양오염 방지에도 앞장서고 더 나아가 지구환경과 연관된 플라스틱의 개념을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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