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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파도가 산자락에서 넘실거린다. 유채꽃이 피는 다랭이논으로 유명한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두모마을의 첫인상이다. 삼면이 산으로 둘려 바다로 통하는 지리의 중심에 있다. 하늘에서 산을 거쳐, 마을, 바다, 섬으로 이어지는 풍경은 상상 그 이상. 오감을 개방하자. 금산, 두모마을, 남해가 내뿜는 봄기운에 마음이 흠뻑 취하고 싶다면 말이다.

남해로 가는 길, 비가 한바탕 쏟아질 기세의 하늘이다. 간간이 내리는 비를 뚫고 충청도를 지날 때 즈음해서 습한 공기가 옅어진다. 그리고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남해군이 옥색 바다와 함께 나타난다. 보물섬을 앞둔 해적이 된 기분이랄까? 느낌이 좋다.

다양한 관광자원으로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남해군, 4월이 되면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 가족사진을 찍는 사람들, 커플 등산복을 맞춰 입은 연인들 모두가 행복한 표정이다.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드라이브코스, 남해군의 해안도로

초록농촌과 푸른어촌 그리고 다랭이논 '두모마을'

두모마을은 남해군의 남쪽 끝에 자리했다. 덕분에 남해대교부터 시작된 해안도로를 충분히 달리며 남해군 특유의 내음에 흠뻑 젖는다. 벚꽃이 지기 시작했는지 도로에 흐드러진 하얀 꽃잎이 나부낀다. 명소, 명물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지금은 두모마을이 목표다. 이것으로 두모마을을 만날 준비는 완료다.

19번 국도에서 바라본 두모마을

두모마을 표지판을 지나칠까 싶어 천천히 운행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19번 국도로 들어와 노란 파도가 넘실대는 곳이 자연히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두모마을 입구, 어느 시골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두모마을은 찾아보기 어려운 4계촌 씨족 간 집단마을로, 마을 회관 중심으로 양지편의 위쪽은 박촌, 아래쪽은 손촌, 음지편 송림 위쪽은 김촌, 아래쪽은 정촌이 한 마을에 위치했다.

두모마을의 전경, 한적한 시골마을 특유의 분위기다.

두모마을에 하나뿐인 버스정류장.

정겨운 골목과 형형색색의 지붕들.

정류장에서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한적한 마을 전경 속, 그네들의 삶이 담긴 지붕이 형형색색으로 채색됐다. 노란지붕은 박가네, 빨간지붕은 김가네, 파란지붕은 최가네… 순박하고 소박한 그네들의 삶이 담긴 곳을 지나 금산방향으로 가다 보면 유채꽃이 핀 다랭이논이 펼쳐진다.

한걸음마다 감동의 물결이 넘실

유채꽃밭에서 헤엄치는 기분 아시나요?

하늘과 바다 사이의 유채꽃

금산을 병풍으로 노란색 향연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유채꽃이지만 금산을 배경으로 바다가 펼쳐진 곳에서 즐기는 다랭이논의 노란 유채꽃은 새로운 감흥으로 다가온다. 유채꽃과 함께 규칙이 있는 듯 없는 듯한 다랭이논은 마치 파도가 지나간 후 모래사장 위의 무늬처럼, 학창시절 주번이 칠판을 지운 후의 남겨진 남은 분필자국 무늬 같은 느낌이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천국이 나오지 않을까?

다랭이논 사이의 좁은 길을 따라 발길이 머무는 곳이 모두 사진촬영 포인트다. 넘실대는 노란 물결 따라 나 자신도 노란색으로 물드는 게 아닐까 싶다. 360도 사방을 기억에 담고 싶어 카메라셔터를 끊임없이 누르게 된다.

활짝 피지 못한 채, 꽃말이 보일락 말락 하는 유채꽃이 새색시처럼 수줍다.

남해군의 명물, 다랭이논과 유채꽃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다랭이논은 산비탈을 일궈놓은 좁고 긴 계단 형태의 논으로, 남해 사람 특유의 근면함을 상징한다. 두모마을 또한 계단식 논농사를 짓는다. 생존을 위해 암석을 깨고, 산을 꼬불꼬불 깎아 만든 것이 남해군의 자랑이자 귀한 관광자연이 된 셈이다.

남해가 선물한 영혼의 비타민

두모마을의 볼거리는 다랭이논의 유채꽃만이 아니다. 포구의 호젓한 정자에 앉아 바라보는 남해의 다도해는 액자에 걸어두고 싶은 남해군의 절경 중 백미다. 생각치 못한 시원한 포구의 모습에 행복감이 밀려온다.

두모마을의 또 다른 얼굴, 포구

석양이 지는 시각, 밀물이 밀려온다.

두모마을이란 명칭은 개명된 것으로 본디 이름은 ‘드므개’였다. ‘드므’란 궁궐의 처마 아래 두었던 항아리를 칭하며 ‘드므개’는 큰 항아리에 담긴 바닷가라는 뜻이다. 마을을 둘러싼 산이 바다까지 둘러싸는 형상을 띠고 있어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바다가 담긴 항아리를 떠올리며 다시 바라본 포구는 한층 더 포근하다.

금산에 올라 외친 "남해답다"

두모마을의 정취에 배부르다. 그 정취, 금산에 오르며 소화 좀 시켜야겠다. 차량 이동 시 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금산 등산로 입구가 자리 잡고 있다. 등산에 오르기 전 올려다본 정상부근의 기암이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신선이 머무는 곳이 있다면 필시 저곳이리라. 해발 701m의 산이라서 부담되지 않는 등반을 할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기 시작. 보리암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금산 등산로 입구에서 바라본 금산

등산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

일단 약수부터 한잔하고 출발~

금산의 관문이라 불리는 쌍용문

보리암에 자리한 해수관음상

한려해상국립공원 중 하나인 금산은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한 곳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조선왕조를 개국한 이성계가 산 전체를 비단으로 두르게 했다고 전해져 금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또한 화강암 산이라는 특성이 있어 기묘한 생김새의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볼거리다. 특히 보리암은 양양 낙산사, 강화도 보문사와 함께 국내 3대 기도처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산 후 기분 좋은 땀이 난다. 시원한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제철을 맞은 해산물이 들어가면서 시원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물회가 떠오른다. 이 기분이 땀과 함께 날아가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바로 탐색 돌입이다. 금평방향으로 이동하면 77번 국도 초입에 횟집촌이 자리해 있다.

입맛 돋구는 달콤새콤한 맛의 물회, 두툼한 참숭어회가 가득이다.

남해군의 물회, 참숭어의 두툼한 회가 푸짐하게 들어갔다. 따로 사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양이 많은 편이다. 국물은 새콤한 맛이 강한 편으로 과일향이 국물이 넘어간 후에도 진하게 남는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국물을 마신 후 회와 야채를 숟가락으로 한 입 가져간다. 달콤새콤한 것이 부드러운 식감까지 있다.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 후에도 입안에 맴도는 특유의 알싸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남해군을 등지고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실로 뿌듯함에 콧노래가 절로 난다. 참 좋은 곳인데, 최남단이라는 지리적 특성에 쉽게 찾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터. 남해군을 주머니 넣어 옮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 당장 떠나시라” 이렇게 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이다. 참고로, 4월에서 5월까지 노란옷을 입은 다랭이논은 8월이 되면, 메밀꽃의 하얀옷으로 갈아입는다.

◆ 두모마을 주민이 추천하는 남해의 볼거리

※TIP

◎ 두모마을 체험프로그램, 숙박 예약 및 문의
  체험관 055-862-5865
  사무장 010-8500-5863

◎ 두모마을 가는 방법
  남해고속도로 - 사천I.C- 삼천포- 창선삼천포대교- 창선대교- 상주면 양아리

☞ 두모마을 자세히보기

◎ 금산 가는 방법
남해고속도로 진교IC - 남해대교 - 남해읍 - 국도19호 - 금산
  남해고속도로 사천IC - 창선·삼천포대교 - 국도3호- 미조면 - 국도19호 - 상주해수욕장 - 금산

☞ 금산 자세히보기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ahn856@gmail.com)

[ 출처 : 한국관광공사 ]